240조 상장 알리바바, 국내 IT 업계 지각변동 오나

2014-09-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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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상장으로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사진제공-신화사]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중국의 글로벌 IT 기업인 알리바바가 뉴욕거래소 상장으로 24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시가 총액을 확보하면서 이를 향한 국내 IT 업계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장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선언한 알리바바의 행보가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합병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향후 알리바바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IT 업계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작된 마윈의 성공신화, 구글까지 넘본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뉴욕거래소에 상장한 알리바바는 공모가 68달러를 크게 웃도는 92.70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해 93.8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한때 99.70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종가 역시 공모가에 비해 38%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상장일 기준, 알리바바의 시가 총액은 3214억 4000만 달러(약 241조 6000억원)으로 전 세계 IT 기업 중 구글(4031억 8000만 달러)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비교 대상이던 페이스북(2026억 7000만 달러)보다 1000억 달러 이상 앞선 수준이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은 68달러 공모가에 1275만주를 매각해 8억 6700만 달러를 벌었으며 1억 9300만주, 약 8%의 지분도 보유하며 세계 최고의 갑부로 떠올랐다. 야후 역시 알리바바의 주식 1억 3170만주를 매각해 막대한 수익을 챙겼으며 재일동포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지분매각 없이 32.4%의 지분율을 유지했다.

마 회장은 상장 직후 “알리바바의 성공은 중국 경제의 성공이자, 인터넷 업계의 성공이며 아울러 중소기업의 성공”이라는 소감을 남겼다고 중궈신원왕을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사 역시 ‘샤오웨이(작은 것)들의 성공’이라는 표현으로 알리바바의 성공 신화를 설파하고 있다. 

전 세계 전문가들은 뉴욕거래소 상장으로 막대한 자금 확보에 성공한 알리바바가 공격적인 M&A와 R&D 투자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영화, 모바일게임,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등의 R&D 투자 비중이 전체 예산에 13~15%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리바바 역시 대대적인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리청둥(李成東) 중국 전자상거래 전문가는 “뉴욕 증시 상장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한 알리바바가 글로벌 대기업으로의 터닝포인트를 확보했다”며 발빠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전망하기도 했다.

◆한국도 M&A 가시권? 업계 관심 ‘후끈’

알리바바의 상장으로 국내 IT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공격적인 인수․합병 움직임이 한국을 대상으로 할 경우 상당한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알리바바와 소프트뱅크의 라인 투자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글로벌 메신저로 뚜렷한 성과를 거둔 라인이야말로 알리바바의 M&A 전제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측의 공식 부인으로 어느 정도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지만 이번 상장으로 인해 알리바바의 라인 투자설은 다시 한번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부 기업으로부터의 라인 투자 유치 여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루머 단계지만 관련 내용이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보도되는 것은 라인의 막강한 모바일 트래픽과 이용자 기반이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게임, 메신저 등의 주력 서비스와 결합시 발생할 수 있는 시너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게임 시장에서는 이미 파티게임즈와 네시삼십삼분 등이 알리바바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직접 투자 부분에서는 경쟁 기업인 텐센트에 비해 움직임이 조용한 편인데 이번 상장을 기점으로 보다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전자상거래 업계 역시 알리바바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알리바바는 한국 시장에 구체적인 진출 계획을 발표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주력 사업이 전자상거래라는 점에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 및 인수 전망이 힘을 얻는 추세다. 다만 G마켓과 옥션(이베이), 티몬(그루폰) 등 유력 기업들이 이미 외국계 기업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행보가 예상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온라인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진출하기에는 시장규모가 작고 성장률이 낮으며 경쟁에 따른 피로도 또한 만만치 않다”면서도 “게임,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IT 서비스 등으로 시야를 확대한다면 근본적인 진출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알리바바가 한국 중소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을 근간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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