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언, 김필, 임도혁, 포스트맨? 익숙지 않은 가수들인데, 정상급 아이돌과 보컬 가수를 밀어내고 음원 순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첫 방송 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6'에서 흘러나온 음악이다.
지난해 시즌5로 흥망성쇠의 갈림길에 섰던 '슈퍼스타K'는 변화를 모색하며 시즌6의 문을 열었다. 가수 김범수가 새로운 심사위원으로 합류했으나 이미 범람하는 각종 오디션 방송, 한계가 분명한 프로그램 포맷, 출연자들의 불분명한 실력 등이 끊임없이 거론됐다. 기대감은 말석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시즌5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한 뛰어난 출연진들의 부재와 4년간 이어왔던 '악마의 편집'(사실을 왜곡하거나 교묘히 편집해 출연자나 상황을 나쁘게 보이게 한다는 뜻의 신조어)의 염증으로 낭패했다. 결과는 우승자 박재정의 낮은 존재감과 활약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방송에서 출연자 임형우가 포스트맨의 '신촌을 못가'를 선곡, 현재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19일 방송 직후 시즌6 최초로 음원을 발매한 '당신만이'는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즌5와 다르게 시즌6가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요인은 '사연'이나 '미모'보다 노래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앞서 '슈퍼스타K'에는 가슴 아픈 사연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리거나 뛰어난 미모의 출연자들이 화제의 인물로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도 '슈퍼스타K'를 떠난 후 탄탄한 가창력과 뚜렷한 음악성으로 가수 생활을 이어왔다는 걸 망각했는지, 시즌5는 사연이나 미모만을 앞세웠다. 새로운 목소리를 찾은 시청자들은 '사연스타K' '얼짱스타K'라는 비유로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시즌6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신인가수를 발굴한다'는 취지에 맞게 평범한 인물들이 등장했다. 뭉클한 사연이나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마이크 앞에서는 특별했다. 섬세한 감성과 탄탄한 보컬은 엄지를 치켜세우게 하였다.
'슈퍼스타K'가 굴욕을 뒤로 하고 포스트 서인국, 버스커버스커를 탄생시킬 수 있을까. 굴지의 가수가 곧 베일을 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