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호주를 방문 중인 최 부총리는 지난 19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한국의 성장 회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는 것"이라며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하되 시장이 믿을 수 있을 만큼 좀 더 확실하고 충분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를 살려서 내년 경상 성장률이 6%대를 달성해 중장기적으로 재정수지를 흑자로 만들 것"이라며 "올해 2분기 성장률은 0.5%를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회복돼 내년에는 실질 기준으로 4% 성장세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가 35.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대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분의1 수준"이라며 "경제가 나쁠 때는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재정의 기능"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기재부가 예측한 내년도 관리재정수지는 33조6000억원 적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1% 수준이다.
최 부총리는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가계부채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상환 능력이 있다면 가계부채 총량은 늘어나도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경제정책을 의미하는 '초이노믹스'와 일본 '아베노믹스'를 비교해달라는 요청에 최근 한국의 경제정책은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등 세계적 경제학자들의 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막다른 골목에서 윤전기로 돈을 찍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담뱃값 인상이 증세 아니냐는 질문에는 "담뱃값이 세계에서 가장 낮고 흡연율은 세계 최고인데 이것을 방관해야 하냐"며 "담뱃값 인상으로 들어오는 수입의 상당 부분은 금연 정책에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담뱃값 인상에 대해 새누리당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번 인상폭보다 오히려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전했다.
최 부총리는 또 "주민세는 22년 만에 올렸는데, 당시 물가는 지금의 4분의1 수준이었다"며 "물가 오르는 정도로 올린 것에 대해 증세라고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현지에서 가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에 재정과 통화정책의 조화가 중요하다"며 "경제를 보는 한국은행과 재정당국의 시각에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한국은행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최근의 환율 변동과 관련해서는 "미국은 G20 국가들이 환율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하지만, 외환시장이 급격하게 변동할 경우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하는 것까지 문제 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도 환율을 시장에 맡긴다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외환당국의 최소한의 노력으로 국제적으로 양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엔저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은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다만,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경우 한국의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지나친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과 유럽이 금융안정위원회(FSB)를 장악하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신흥국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