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는 돌아온 그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최고시청률 11.5%(닐슨코리아 기준),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조선 총잡이'(12.8%), SBS '괜찮아 사랑이야'(12.9%)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던 것치고는 깨나 성공적인 성적을 거둔 셈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그녀, 사람들은 묻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것도 많은 듯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나라에게 직접 물었다.
장나라와 장혁의 인연은 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훌쩍 지난 시간을 거스르듯 변함없는 외모와 연기 호흡을 과시했다.
장혁과의 재회는 방송 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장나라 본인도 기대가 많이 됐었다고 말했다. 장혁과의 연기 호흡을 누구보다 기대했던 사람이 장나라였던 거다. 장나라는 장혁과의 재회를 두고 '소중하다'고 표현했다. 두 번의 만남으로도 모자라 세 번째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장혁 선배님보다 더 좋은 선배가 어디에 있겠어요. 제가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제 캐릭터의 반은 장혁 선배님이 만들어 주신 거예요."
장나라는 "꼭 다시 한 번 더 만나고 싶어요. 저희끼리는 액션 해보자고 했거든요. 제가 액션을 너무 좋아해서요. '추노'의 대길이나 '다모'에서 하지원 선배님이 했던 역할도 해보고 싶은 캐릭터 중에 하나에요"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최강 동안 연예인을 꼽으라면 단연 장나라다. 오밀조밀 귀여운 느낌의 얼굴에 고운 피부, 또박또박하지만 애교스러운 말투가 그를 늙지 않게 하는 비결일 테다.
"어렸을 때는 마냥 어리게 생긴 얼굴이라서 걱정이 많았어요. 감정 연기를 해도 몰입이 안 될 것 같았거든요. 이제 34살이 되니까 조금 여성스러움이 묻어 나오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여자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자신감이 조금 붙은 것 같기도 해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 그는 힘들수록 쉬어가라는 말처럼 애쓰지 않았다. 힘들면 힘든 데로 즐기는 게 그가 아름다운 미모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힘들면 최대한 가만히 있어요. 사실 대사도 혼자 읊조리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힘들고 머리가 복잡하면 책을 읽어도 눈에 안 들어오잖아요. 그걸 알기 때문에 저는 힘들때 뭔가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지 않아요. 그냥 한숨 자고 일어나면 좀 풀리더라고요."
장나라는 '캔디 캐릭터'의 대표적 배우다. '명랑소녀 성공기'에서도 그랬고, '동안 미녀'에도 마찬가지였다. 진짜 교육을 위해 열성적인 교사 역할을 맡아 진취적 여성의 면모를 보였던 '학교 2013'을 제외하면 출연했던 대부분의 작품이 그랬다. 어떤 역경과 고난이 와도 씩씩하고 밝은 캐릭터. 지금껏 장나라가 보여준 이미지는 비슷했고,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도 같은 색깔의 옷을 입었다.
왜일까. 가장 자신 있는 연기가 그렇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장나라에게 거는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하는 최선의 선택일까. 돌아오는 대답은 의외였다. 그는 꾸준히 변화하고 있었다고.
"착한 여주인공, 남자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 나름대로 일에서도 성공하는 캔디 캐릭터는 제가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에서 내내 함께 했던 거에요. 그렇게 따지면 아무런 변신이 없죠. 하지만 저는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완벽 변신도 물론 좋죠. 하지만 변신에 대한 강박은 없어요."
장나라는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로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혼일 때는 미혼의 풋풋함이 묻어나는 캐릭터, 그리고 결혼 후에는 지금껏 몰랐던 감정을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최선을 다하는 배우, 그리고 그 열정에 한계가 없는 배우. 그것이 장나라가 꿈꾸는 내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