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전 세계 투자자들이 금주 치러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 연준이 어느 정도 수위의 ‘매파적 발언’을 내놓을 지에 따라 하반기 시장의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이 오는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FOMC 회동을 통해 향후 양적완화 테이퍼링 및 금리인상 관련 정책기조과 관련해 어떠한 언급을 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회동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금리인상의 시기다. 그 연장선에서 그간 연준이 초저금리 유지 기한과 관련해 사용해온 ‘QE 종료 이후 상당기간(considerable time)’ 이라는 문구가 삭제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문구가 삭제된다는 것은 연준이 ‘더 매파적 성향’으로 기울었다는 의미로 조기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힌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연준이 ‘상당기간’ 이라는 문구를 삭제한다는 것은 전례 없는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긴축작업으로 돌입한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연준이 긴축 정책으로 돌아서면 증시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미 연준이 실시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인 QE를 통해 연준이 시장해 조달한 자금은 지금까지 4조 달러를 넘는다. 연준이 긴축을 시행하면 이 같은 돈이 사라지게 되는 셈으로, 그간 연준의 주도로 강세를 보여왔던 증시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반면, 채권의 수익률은 눈에 띄게 상승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BNY 멜론 캐피털 마켓의 댄 멀홀랜드 미 국채 거래 책임자는 저널에 "이번에 '상당 기간'이란 표현이 삭제되면 미 국채 매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달러화 강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외환 시장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미국 금리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이머징 통화들이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보스턴 소재 델타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의 브루스 자로 수석 전략가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시장 중론"이라면서 이 때문에 FOMC 성명 톤을 더욱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장은 이번 FOMC 회동 이후 열릴 재닛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에 더욱 주시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난 잭슨홀 연설에서도 밝혔듯이 옐런 의장이 비둘기파와 매파적 성향의 균형적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탠다드차다드(SC) 은행 또한 FOMC가 "최근 미국 노동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더는 현재의 경기 조절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 어렵다"는 입장과 함께 옐런이 '적당히 매파적'인 발언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