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의 두 번째 이야기 ‘신의 손’(감독 강형철·제작 유한회사 타짜2문화산업전문회사, 싸이더스픽쳐스, 안나푸르나필름)에서 주인공 함대길 역을 안정적으로 연기했다. 최승현의 재발견이라는 호평 속에 ‘가수 겸업’의 수식어를 떼고 ‘어엿한’ 배우로 인정 받았다.
‘타짜2’의 최승현-신세경 콤비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전편에서 조승우-김혜수 커플의 포스가 워낙 강했기 때문. 최승현은 기본기 갖춘 연기로 우려를 말끔히 씻어 냈다.
학창시절 함께 도박을 하던 짜리(이동휘)의 도움으로 꼬장(이경영) 밑으로 들어간 대길은 타짜의 길에 들어선다. 신세경, 곽도원, 유해진, 이하늬, 이경영, 김인권, 김윤석, 고수희, 오정세, 박효주, 김준호, 이동휘, 김원해, 이준혁 등이 함께 출연했다.
최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최승현은 “원작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화 ‘타짜’뿐 아니라 원작인 허영만 화백의 작품이 워낙 많은 마니아들을 보유하고 있어 부담감이 컸다”며 “시나리오를 받고 많이 고민했고, 처음에는 못 하겠다고 했었다”고 털어놨다.
사실 하고 싶다는 마음도 그만큼 컸다.
그렇게 세 번째 작품으로 ‘타짜2-신의 손’을 선택한 최승현. 촬영현장을 놀이기구 롤러코스터에 비유했다.
“이전 작품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감정을 연기하다 보니 굉장히 자극적이고 짜릿한 시간이었어요. 함대길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인물이죠. 함대길이 기쁠 때는 최승현인 저도 기쁘고 짜릿했어요. 허무함도 같이 느꼈고요. 잊지 못할 기억이죠.”
상대인 신세경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즐겁게 추억했다. “서로 감추는 것 없이 생각을 털어놓고 속마음을 얘기했다”면서 “그게 바탕이 돼 더욱, 함께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그래야 ‘케미’(화학작용·어울림)가 좋아 보일 것 같았다. 감독님 역시 저와 신세경이 친해지길 원했다. 정말 가까워진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차기작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신세경과 한 약속도 있다.
“기회가 되면 좋은 작품에서 다시 만나면 재미있겠다고 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어요. 저는 세경 씨라고 부르고 세경 씨는 승현 오빠라고 불렀는데요. 아직도 존댓말을 쓰는데, 거리감을 뒀기 때문에 더 잘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가지 확실한 것은 신세경이 좋은 사람이라는 점이죠. 솔직하고 배려심도 깊어요. 촬영이 끝난 후 어땠는지 물어봐 주는 게 정말 고마웠어요. 남자가 아닌 여자에게 동료의식을 느낀 것은 처음이에요.”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세상의 이치를 얘기해 주는 영화예요. 쉽게 얻는 것은 없구나, 그게 바로 우리 인생이 아닐까요? 사랑 받을 때는 사랑 받아 불안할 때도 있고, 허탈함도 있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해야 하는 것도 있고요. 배우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 정말이지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냉정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짜랑 제가 지금 하는 일이랑 다를 게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