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28년만에 올리는 로미오와 줄리엣 詩적인 무대로 초대"

2014-09-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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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회화같은 무대 유명 모신스키가 연출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국립오페라단이 28년만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린다.

오는 10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펼치는 이번 공연은 올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작품이다.

 1986년 한불수교 100주년 기념 공연 이후 28년만에 공연하는 만큼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국립오페라단 최영석 공연사업본부장은  "최고의 제작진, 최고의 성악가와 함께 준비했다"며 "가장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회화 작품 같은 무대로 유명한 연출 거장 엘라이저 모신스키, 뮤지컬 '라이언 킹'으로 잘 알려진 무대 디자이너 리처드 허드슨,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을 사사한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 등이 참여한다.

또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각광받는 테너 프란체스코 데무로와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한국의 소프라노 손지혜가 각각 로미오와 줄리엣 역을 맡는다.

모신스키는 이번 작품에서 "셰익스피어가 추구했던 사랑 이야기의 본질과 구노가 음악을 통해 표현하는 로맨틱한 성격을 모두 찾고자 했다"며 "프랑스 스타일로 만들어졌지만, 셰익스피어의 이미지가 살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은 아름답다'"라며 "특히 현실적이기보다 시적인 분위기, 사랑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다는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사랑은 아름답다'는 작품의 연출과 무대 전체를 아우른다.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과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무대는 코발트빛 블루로 가득 채워지고 단순하고 절제된, 오직 이상적이고 서정적인 감정 표현에 충실할 수 있는 시적인 세계로 표현된다.

 화려한 무도회가 펼쳐지고 짙푸른 밤하늘 쏟아지는 별빛 아래 아름답고 순수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고백이 이어지는가 하면 돌연 긴장감 넘치는 결투장면이 연출되었다가 어린 연인이 비극적인 죽음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한 순간도 눈을 뗄수 없는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원래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물론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도 줄리엣은 굉장히 적극적이고 도발적인 캐릭터다. 올리비아 핫세가 연기한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원작에 담긴 성적인 은유를 부각하는 작품도 많다.

모신스키는 이와 관련, "이 오페라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지 섹스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성적인 것을 많이 표현하려는 작품도 많지만 이번 작품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명의 젊은이가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는 데 주목해달라"고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줄리엣'을 맡은 손지혜는 "줄리엣을 연약한 소녀처럼 오해할 수 있는 면이 있지만, 사실은 굉장히 강한 캐릭터"라며 "줄리엣의 진지하고 순수하면서도 드라마틱한 면모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 성악과를 거쳐 베르디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손지혜는 비냐스콩쿠르, 빌바오콩쿠르, 뮌헨ARD콩쿠르, 밀라오 아싸미콩쿠르등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에서 입상하여 세계 성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럽을 중심으로 차분히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그녀는 이번 무대를 통해 아름다운 목소리와 우아한 미모가 돋보이는 순수하지만 당찬 줄리엣으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관람료는 1만∼15만원. (02)586-5282

 

▶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정적이고도 비극적인,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낭만적인 시적 은유로 표현해 연극, 영과, 동화, 발레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탄생시켰다. 특히 많은 음악가들에게 작곡의 영감을 불어넣어 10편이 넘는 오페라와 수많은 관현악곡으로 재탄생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문학과 구노의 섬세하고 우아한 음악이 결합한 걸작으로 손꼽힌다. 젊은 시절 베를리오즈의 장대한 교향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아 반드시 이 작품을 오페라로 작곡하겠다는 뜻을 품었던 구노는 빅토르 위고의 번안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접한 이후 대본가 쥘 바르비에, 미셸 카레와 함께 작업에 착수, 50세가 되던 1867년 세련되고 기품이 넘치는 선율과 독특하고 환상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작품을 오페라로 작곡하는 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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