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취업문 연다] 하반기 채용 ‘스팩’ 보다 ‘인문학적 소양’ 살핀다

2014-09-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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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하반기 대기업 공채가 시작되면서 역사 등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각 기업이 인·적성 검사에서 역사분야 비중을 높이며 인문학적 소양과 자연과학의 전문성이 통합된 ‘통섭형 인재’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상당수는 열린 채용을 위해 성별과 나이, 학력을 초월한 통섭형 인재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토익과 학벌 등 정형화된 자격조건만으로 이뤄진 이력서는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창조형 인재 선발에 있어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012년 대기업 113개사에 대한 채용 트랜드를 조사한 결과 채용을 위해 성별과 학력 등의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응답이 70%를 넘어선 바 있다. 이처럼 기업들은 통섭형 인재 선발을 위해 한국사 등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물 찾기에 분주한 상태다.

우선 삼성그룹은 삼성직무적성평가(SSAT)에서 역사와 관련된 문제 비중을 크게 높였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사극 드라마의 역사적 배경을 두고 각 나라 간 관계를 설명하는 문제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최근 이순신을 소재로 한 명량이 한국 최다 관객 기록을 세우는 등 열풍을 이어가면서 취업준비생들도 이에 해당하는 역사별 배경지식 쌓기에 한창이다.

삼성 측은 변화된 SSAT에 대해 시각적 사고에 대한 강화와 역사 지식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신문과 책을 통해 넓은 범위의 지식 습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하반기 인·적성검사(HMAT)에서도 30분간 진행되는 역사에세이 과정을 진행한다. 지난 상반기에는 ‘조선 시대 과거시험 문제를 지금 자신이 받았을 때’라던지 ‘유네스코 등재 우리 유산에 대한 이유’, ‘역사 속 인물의 발명품과 공학도의 자질’을 연관 짓는 다소 난해한 문제들이 출제된 바 있다.

인·적성검사에 합격한 지원자는 1차와 2차에 걸친 면접이 시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부터 자기소개서에 사진과 가족사항, 해외거주경험 등 직무와 무관한 13개 항목을 삭제한 바 있다. 대신 면접을 통해 핵심 및 직무역량을 파악하고 영어면접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엘지그룹도 하반기 인․적성검사에서 한자와 한국사 문제를 처음으로 출제한다. 전체 125개 문항 중 20개 문항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SK그룹과 GS그룹도 각각 한국사 문항을 신설했으며 포스코 그룹도 한국사 관련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점을 부여하고, 직무역량 평가에 역사에세이를 추가했다.

각 은행도 스펙 대신 지원자들의 인문학 역량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은 신입행원 지원서에 최근 읽은 인문학 관련 서적을 적도록 했으며 우리은행은 한국사 자격증소지자를 우대하는 등 통섭형 인재 모시기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문학이 산업계의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산업과 결합된 융합형 인재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다"면서 "인문학적 소양은 단기간에 걸쳐 만들어질 수 없어 스팩을 초월한 열린채용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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