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70%에 육박했다.
4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평균 69.1%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8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69.5%(2001년 10월)에 0.4%포인트 근접한 수치인 동시에 70%를 0.9%포인트 남긴 수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 세입자들이 매매로 전환하는 속도보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가 더 빨라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 전세가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집주인이 집을 팔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깡통전세'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별로는 광주의 전세가율이 78.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광주 남구가 81.7%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80%를 넘기며 최고점을 찍었고, 동·서·북구 등 전 지역이 70%를 넘겼다.
대구는 서구(69.2%)를 제외한 중·동·남·북·수성·달서구, 달성군 등이 70%를 웃돌아 평균 74.9%를 기록했다. 대전(71.2%)은 서·유성·대덕구가 70%를 넘겼고 울산(72.1%)은 북구를 제외한 중·남·동구가 70%를 초과했다.
이밖에 수원(71.0%), 안양(70.6%), 군포(72.8%), 의왕(72.7%), 오산(71.1%), 안성(70.0%), 화성(75.1%), 강원(73.1%), 충북(71.8%), 충남(74.5%), 전북(75.2%), 전남(72.6%), 경북(74.4%) 등이 전세가율 70%를 넘겼다.
서울은 64.4%로 2001년 11월(64.4%) 이후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나타냈다. 구별로는 성북구(71.3%)와 서대문구(70.1%) 두 곳이 유일하게 70%를 상회했다. 한강 이북 지역의 평균 전세가율(66.1%)이 한강 이남(62.6%) 보다 높았다.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과천시(49.0%)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깡통전세의 위험이 커지는 등 상대적 취약계층의 거주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소비위축을 불러와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