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미국, 유럽, 중동 등 전 세계에서 에르메스와 루이비통을 잇는 새로운 '잇백'으로 MCM을 주목하고 있다"며 "캐주얼 백팩을 명품화시킨 저력을 세상에 다시 한 번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공식석상에 기자들과 만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조그만 공장 창고에서 시작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고, 치열한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고 있다는 희망의 사례를 청년들에게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고 말문을 열였다.
◆ 망해가던 MCM…9년만에 글로벌 명품기업 대열
MCM은 1976년 독일에서 탄생한 패션브랜드로 지난 2005년에 김성주 회장이 인수했다. 당시 망해가던 브랜드를 김 회장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현재 중국과 미국·영국·러시아 등 35개국에서 3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명품으로 부활시켰다.
김 회장은 "독일 본사 인수 후 130개 매장과 해외 각지에 퍼져있던 라이센스를 정리하고 세계 각 거점지역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며 "특히 명품시장 태동기에 진입한 중국시장을 선점해 최고급 명품브랜드로서 MCM에 대한 개념 정립과 이미지 교육을 강화한 것이 시장에서 통했다"고 말했다.
MCM은 중국에 지난 2008년 진출해 해마다 매출이 2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화려한 원색과 눈에 잘 띄는 로고무늬 백팩이 대표 제품이다.
김성주 회장은 "현재 7000억원 가운데 40%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39개인 중국 매장을 연말까지 70개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뉴 스쿨 럭셔리'도 새로운 명품 개념으로 제시했다. 이는 2030세대에 초점을 맞춘 노마드(유목민)형 명품으로 젊은층들의 독특한 감성과 개성을 표현한 점이 특징이다.
그는 "유럽 경제가 흔들리면서 글로벌 명품 시장 중심이 중국과 한국, 일본 등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젊고, 똑똑하며 기존 명품에 종속되지 않은 아시아 신흥 고객층을 잡기 위해서는 발레리나 슈즈·백팩 등처럼 소비자의 일상을 바꾸는 방식으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전략으로 △유럽 디자인 센터 건립을 통한 글로벌 디자인 자산 강화 △소재 개발을 위한 R&D센터 구축 △전세계 플래그십스토어 확대 △유명 아티스트와의 협업 등을 제시했다.
매장 확대 계획도 발표했다. MCM은 올해 10여개국에 MCM 매장 21개를 오픈한다. 이달 독일 뮌헨 매장을 시작으로 미국, 몰디브, 일본, 프랑스, 그리스, 대만 등에 순차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패션·신발·생활용품 갖춘 MCM
김성주 회장은 "전년 대비 유럽매출 180%, 중국 매출이 200% 성장했다"며 "지금과 같은 성장 속도라면 6년내 한·중·일 3개개국에서만 1조5000억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브랜드 인수 소문도 많지만 그보다 MCM 라인 확장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남성복, 신발, 향수, 아동복,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춰 토털 명품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과 공장, 인력 등 MCM 성장에 필요한 전략적 인수합병은 있을 수 있다"며 "주요 협력사이던 일본 패션기업도 최근 인수를 99% 마무리했다"고 했다.
국내 소비가 늘지 않고 있다는 질문에는 "백화점 매출 축소로 MCM 매장이 줄어줄고 있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며 "앞으로는 백화점 중심 영업보다 각 지역별 특색을 고려한 콘셉트형 매장으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담·명동에 이어 홍대·코엑스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주 회장은 "한국이 '뉴 스쿨 럭셔리' 시장을 리드할 수 있도록 MCM이 앞장설 것"이라며 "이미 명품업계에 샤넬, 루이비통 등이 MCM 백팩을 카피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등장할 만큼 브랜드 위상이 달라졌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