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브라질이 지난달에 이어 또 다시 추가 경기부양카드를 꺼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중소기업 및 개인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지급준비금에 대한 대출 가능한도를 기존 50%에서 60%로 높이기로 했다. 이로써 약 100억 헤알(약 4조5000억원)의 자금이 시중에 공급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앞서 중앙은행은 지난달 25일에도 시중은행의 의무 예치 기준과 대출에 대한 위험 산정 방식을 완화해 450억 헤알(약 20조4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푸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날 브라질 재무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도 발표했다.
이처럼 브라질 정부가 한달새 두 번의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데는 오는 10월5일 치뤄질 대선을 의식한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재선의 가장 큰 걸림돌인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그간 각종 부양책을 제시했왔다.
현재 브라질 경제는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기술적 침체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낮은 성장률 속에 고물가 현상은 지속되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이달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6.49%로 정부 목표치인 4.5%를 훨씬 넘어섰다.
게다가 최근 야당 브라질사회당(PSB)의 마리나 시우바 후보가 '아마존 여전사'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새로운 대선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호세프의 재선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도 이처럼 경기부양책을 잇달아 쏟아내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 부양책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토니 볼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아무리 시중에 돈이 풀린다고 해도 누가 대통령이 돼서 어떤 정책이 펼쳐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이 함부로 투자를 하겠냐"며 "기업들은 대선 후인 11월까지 대출을 미룰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