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강한 경기 회복세에도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오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하는 8월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록을 통해 조기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낮은 임금상승률과 함께 유로존의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BOE 금리 인상결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OE가 인플레이션 및 통화정책의 향방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면서 유로존의 경기침체가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최근 공개된 노동시장 관련 지표들을 보면 영국의 실질임금은 여전히 제자리걸음 이거나 후퇴하고 있는 상태다. 그간 임금 상승률은 영국 금리인상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돼 왔다.
이를 근거로 카니 BOE 총재는 “영국 경제가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지만, 성장세는 여전히 미약하다”면서 낮은 임금상승률에 따른 저금리 기조 유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영국통계청(ONS)이 이날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CPI는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8%는 물론 지난달 증가치인 1.9%와 비교해서도 둔화된 기록이며, BOE의 목표치인 2.0%에도 못 미친다.
시장 전문가들은 둔화된 물가상승률은 BOE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도록 하는 또 다른 여지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영국에서 이처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등 경제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유로존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까지 장기적으로 받게 될 경우 영국경제는 10년전 금융위기 이전 겪었던 충격에 또 다시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OE는 2009년부터 기본 금리를 기록적으로 낮은 0.5%로 유지해왔다. 최근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매파성 목소리가 커지면서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태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BOE가 내년 2월 이전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