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시기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1일(현지시간)부터 사흘에 걸쳐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있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조기금리인상 발언 수위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연준을 비롯한 세계 중앙은행의 총재들과 경제전문가들이 글로벌 경제현안과 통화정책을 논의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올해는 ‘노동시장 역학의 재평가’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10월 자산매입 종료계획을 밝힌 만큼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있을 옐런 의장의 연설은 연준정책보다 고용시장 진단에 포커스가 맞춰질 전망이며, 금리인상 시점과 관련한 ‘서프라이즈’한 발표는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미국 고용시장 개선세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보이되 비둘기파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용시장이 개선됐다 말할 수 있는 실업률의 이상적 목표치 등에 대해 옐런이 어떤 진단을 내놓을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 토마스 코스터그 이코노미스트는 15일 발간한 '잭슨 홀에서의 비둘기파적 인사'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 몇 달간 고용자 수가 늘었지만, 비정규직과 장기 실업률이 늘어나는 등 일자리의 질은 오히려 하락했다면서 옐런 의장이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에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통화정책 유턴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면서 연준이 조기금리인상을 시사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 도지 이코노미스트 또한 "옐런 의장이 그간 고용시장과 관련해 상당히 비둘기파적인 언급을 해왔는데 이번에도 기조를 크게 변경할 것 같지는 않다"며 잭슨홀 연설이 서프라이즈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같은 날 있을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연설의 내용에도 귀추가 모이고 있다. 이는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의 장기침체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으로 이날 연설을 통해 드라기 총재가 통화완화정책 등 추가적 경기부양책 실행 가능성을 시사할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유로존 경제는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타트는 지난 2분기 유로존의 GDP 성장률 잠정치가 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1%와 전분기 성장률 0.2%에도 못미치는 성적이다.
특히, 대(對)러시아 제재에 따른 여파로 장기 경기침체 및 디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확산되면서 과감한 양적완화와 추가금리 인하론도 대두되고 있다. 드라기 총재가 유로경제에 대해 제시할 경제해법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이 양적완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ECB가 6월 발표한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또한 아직 시행 전 단계인 만큼 다른 통화완화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