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금융시장에도 반(反)부패 칼날이 뻗치고 있다. 중국 재정·금융 계통 관료와 증권사 간부들이 줄줄이 부패혐의로 조사설에 휘말린 것.
중국 신징바오(新京報)는 과거 중국 채권 발행 감독을 주도해온 장둥성(張東生) 전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금융사(司 국) 사장(국장급)의 비리 조사설이 발표된 이후 이번엔 중국 대형 증권사 하이퉁(海通)증권 회사채 융자부 책임자가 현재 관련 부처 조사를 받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특히 최근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부패비리 사건이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취 총경리도 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해 10월 중국 궈신(國信)증권 측은 회사고정자산수익사업부 쑨밍샤(孫明霞) 총재를 비롯한 간부 서너명이 공안기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조사과정에서 쑨밍샤 총재가 회사채 시장 부패에 연루돼 있는 기업인, 관료 등 명단 100여명을 불면서 중국 회사채 시장에 만연한 부패가 본격적으로 파헤쳐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에는 중국 내 채권 발행 감독을 주도해 왔던 전 발개위 국장급 인물인 장둥성이 비리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재 회사채 시장 부패비리에는 하이퉁 증권뿐만 아니라 인허(銀河)증권, 민성(民生)증권도 연루돼있다고 신징바오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중국내 수십곳의 금융사들이 불법적인 채권 트레이딩을 수년간 해왔으며 이를 통해 얻은 불법이익이 수십억 위안에 이른다고 전했다.
중국 내에서는 이 같은 금융권 내 부패 척결 움직임의 배경에는 현재 중앙기율위 서기로 부패척결을 총지휘하는 왕치산(王岐山) 상무위원이 과거 금융경제 계통 업무 경험을 토대로 금융권 비리 척결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내 '금융통'으로 정평이 나있는 왕치산 서기는 건설은행 부행장, 인민은행 부행장, 건설은행장 등 경제 금융 관료 코스를 밟아왔다. 중앙기율위 서기 임명 전까지만 해도 정계에서는 왕치산이 금융경제 부총리에 임명돼 리커창 총리를 보좌할 것으로 예측했을 정도다. 왕치산 서기는 특히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를 빼 닮은 결단력과 카리스마로 '리틀 주룽지'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