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국유기업이 당 중앙의 반부패 사정바람과 경기둔화로 하락세를 탄 가운데 민영기업은 오히려 매출이 20% 가량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중국공상업연합회(이하 공상연)이 18일 발표한 '2014년 중국 500대 민영기업'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중국 경기둔화색이 짙어졌음에도 500대 민영기업 매출이 동기대비 19.2%나 증가하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19일 보도했다.
실제로 500대 민영기업의 해외시장에서의 매출도 1507억6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무려 21.78%나 껑충 뛰었으며 누적 해외투자규모도 165억 8600만 달러로 중국 기업 해외진출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반해 국유기업의 독보적 위상은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비록 앞서 포춘차이나가 발표한 중국 500대 기업의 상위 20위권 상당수를 국유기업이 싹쓸이했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예전같지 않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대형 국유석유기업이 당 중앙의 '부정부패 척결' 사정바람에 잇따라 주요인사가 낙마하는 등 문제가 터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지난 6년간 시노펙, 페트로차이나, 공상은행 등 국유기업 10곳의 시가 총액이 각종 악재로 증 한화 1600조원 이상 증발되기도 했다. 1600조원은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8%에 육박하는 규모다. 특히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낙마 등 관련 인사들이 부패혐의로 줄줄이 체포된 페트로차이나 시총이 무려 3조7900억 위안이나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국유기업 개혁의 시급함이 연신 강조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18일 제4차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회의에서 국유기업 개혁을 다시 언급하며 반부패 및 구조조정의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이날 국영기업 대표들의 높은 연봉 의혹이 제시돼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중국 500대 민영기업 매출액 1위는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쑤닝(蘇寧)지분그룹이 차지했다. 쑤닝은 전자제품 유통에서 최근 온라인 시장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했으며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제택배 사업권을 따내면서 총 매출액 2798억1300만 위안(약 46조4700억원)으로 2년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세계 최대 PC업체로 최근 스마트폰, 서버시장까지 진출한 레노버(聯想)가 2440억3100만 위안으로 쑤닝그룹 뒤를 이었으며 전력회사 산둥웨이챠오(山東魏橋)가 2413억8700만 위안으로 3위, '중국 삼성'으로 불리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4위,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정웨이궈지(定威國際)가 5위에 랭크됐다.
이 외에 중국 최대 민영제철기업인 장쑤샤강(江蘇沙鋼), 화신(華信)에너지, 부동산개발업체 다롄완다(大連萬達), 로컬 자동차 브랜드 지리(吉利), 부동산업체 완커(萬科)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