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문지훈 기자 = IT기술의 발달로 대한한국 금융산업이 전환기를 맞았다. 은행 창구를 찾는 발길이 계속 줄어드는 반면 온라인, 특히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 거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스마트뱅킹이 잔액 조회·소액 이체 등 단순 업무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이제는 상품 가입부터 대출까지 모든 은행 업무가 가능한 상황이다.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애써 지점을 찾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급증하고 있다. 스마트폰뱅킹 등록고객은 지난 3월 말 기준 4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4%나 늘어난 수치다. 이용건수와 이용금액도 같은 기간 각각 14.5%, 6.7%씩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스마트폰뱅킹 가입자수는 지난 2012년 10월 말 5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말 800만명, 올해 7월 말 기준 893만명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650만명 수준이던 우리은행의 스마트폰뱅킹 가입자 수도 현재 792만명까지 늘었다.
현재 스마트폰뱅킹의 비중은 전체 인터넷뱅킹 이용건수 가운데 43%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은 잔액 조회·소액 이체 위주로 이용되고 있어 인터넷뱅킹 전체 이용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불과하지만 향후 거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스마트폰뱅킹을 이용하는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등록자를 보면 지난해 20대 이하 고객 비중은 35.5%를 기록, 2012년(36.2%)보다 소폭 줄었다. 30대 고객 비중도 같은 기간 33.8%에서 31.1%로 감소했다. 반면 40대 고객 비중은 19.1%에서 19.9%로, 50대 이상이 10.9%에서 13.5%로 각각 늘었다.
스마트폰뱅킹이 활발해지면서 은행 지점의 역할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은행 입출금 거래 중 지점에서 이뤄지는 대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11.3%에 불과했다. 은행 거래 10건 가운데 1건만이 지점 창구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은행들이 빠르게 점포 수를 축소해 고객별 맞춤형 점포를 설치하거나 이전 및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1분기 기준 국내 주요 7개 시중은행의 점포 수는 지난해 같은 때보다 100개 이상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 초 이처럼 변화하는 금융환경과 고객들의 금융패턴을 반영해 동일 지역 내 49개 인접 점포를 통폐합했다. 상대적으로 대면 거래가 많은 지방의 경우 인접 지역에 위치한 광역시 내 9개와 기타 지방 2개에 그쳐 고객 불편을 최소화 했다.
또 직장인과 외국인 등을 주요 대상으로 한 고객별 맞춤형 점포를 확대하는 등 금융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이전과 신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역시 스마트뱅킹 등 금융이용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올 초 55개 점포를 통폐합했다.
더불어 비대면 채널 거래를 선호하는 고객을 위해 '온라인 금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금융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은행들도 분주해졌다. 전통적인 지점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국내 최초로 모바일통장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전용 전세자금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올해부터 태블릿 브랜치를 운영하고 있다. 태블릿 브랜치는 은행 직원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 상담하고 태블릿PC를 통해 상품에 가입하는 방식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최근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한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