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산하 중소기업 대출사업 부문을 따로 분리해 관계사에 매각했다. 오는 9월 미국 뉴욕증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뤄진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돼고 있다.
중국 텅쉰커지 등 현지언론 13일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12일(현지시각) 갱신한 기업 설명서를 통해 알리바바 산하 중소기업 대출사업 부문을 관계사인 샤오웨이(小微)금융서비스그룹(이하 샤오웨이금융)에 매각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샤오웨이금융은 알리바바 관계사인 결제회사 즈푸바오(支付寶 알리페이)의 모기업이다.
또한 중소기업 대출사업을 매각하면서 감소하는 매출과 이익은 샤오웨이금융으로부터 매년 세전이익의 37.5%를 이전받는 것으로 상쇄시키기로 했다. 그 동안 알리바바는 지난 2011년 알리페이 분사 당시 체결한 계약에 따라 알리페이로부터 매년 세전이익의 49.9%를 받아왔다. 이번 계약으로 비록 관계사와의 이익 배분 비율은 49.9%에서 37.5%로 낮아졌지만 알리페이 뿐만 아니라 샤오웨이금융의 수익도 함께 배분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향후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또한 샤오웨이금융(혹은 알리페이)이 IPO를 실시할 시 알리바바가 받을 수 있는 수익한도를 60억 달러(약 6조1630억원)로 제한한 규정도 없앴다. 대신 알리바바는 중국 당국이 허가하는 조건 아래 샤오웨이금융의 IPO 후에도 종전과 동일하게 매년 수익의 일정액을 배분 받거나 혹은 IPO 기업가치의 37.5%에 상당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방안 중 선택할 수 있다. 또 샤오웨이금융이 IPO를 실시할 시 기업가치를 최저 250억 달러로 책정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곧 샤오웨이금융 상장시 알리바바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최저 93억7500만 달러로 종전의 60억 달러에서 크게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이밖에 중국 당국이 허가하는 조건 하에 샤오웨이금융 상장시 알리바바가 지분을 최대 33%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알리바바 그룹 마윈 회장의 샤오웨이금융에 대한 직접 혹은 간접적 지분 비율도 그가 보유한 알리바바그룹 지분율인 8.9%를 넘지 못하도록 해 마윈 회장이 샤오웨이금융의 상장으로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도 걸어놨다.
이번 사업 수익구조 조정으로 알리바바는 위험이 큰 대출사업 부문을 관계사로 넘기되 관계사로부터 더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비록 중국 당국의 허가라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샤오웨이금융 미래 주주로서 장기적인 수익도 함께 공유할 수 있게됐다는 평가다.
알리바바는 “관계사와의 이익 배분 비율 자체는 낮아졌지만, 샤오웨이금융의 미래 사업 확대로부터 오는 이익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번 사업 수익 구조조정으로 미래 잠재 수익이 늘어날 소프트뱅크, 야후 등 알리바바 주주들도 모두 사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알리바바가 오는 9월 16일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알리바바는 기업가치 평가액을 종전의 117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로 10% 이상 높여 잡았다. 알리바바는 이번 IPO로 최대 2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