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오는 9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IPO)을 앞두고 있는 알리바바(阿里巴巴)가 자사 온라인쇼핑몰에서 '회색시장 없애기'로 명품 브랜드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해외 명품업체에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톈마오(天猫)에 입점만 하면 현재 성행하고 있는 회색시장과 산짜이(山寨·짝퉁상품) 유통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이 11일 보도했다.
알리바바의 이 같은 제안은 명품업체에 강력한 유인책이 될 전망이다. 중국 국가상업정보센터(CNCIC)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지난해 기준 1조9000억 위안(약 310조 원)에 이르며 톈마오의 거래액은 업계 최대인 3470억 위안(56조 원)에 육박했다. 톈마오는 과거 온라인쇼핑업체 타오바오의 새로운 이름으로 톈마오 입점은 막대한 시장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영국 명품업체 버버리는 알리바바의 제안으로 지난 4월 톈마오에 입점해 긍정적 효과를 봤다. 입점 전에는 톈마오 내 50개 이상이던 비공식 유통판로 및 제품이 사라진 것이다. 5월 톈마오에 입점한 미국 명품 화장품업체 에스티로더 역시 50여 개의 비공식 판매업체가 사라져 큰 수혜를 봤다.
그러나 아직 알리바바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구찌, 랄프 로렌 등 명품업체의 회색시장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WSJ 중문판은 구찌의 경우 지난 4월 63개였던 비공식 판매업체가 6월에 69개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시장과 '회색시장 일소'라는 맛깔스러운 미끼에도 아직까지 일부 명품업체가 입점을 꺼리는 것은 온라인 쇼핑몰 입점이 명품브랜드의 가치와 위신을 떨어뜨릴까 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가 회색시장을 없애겠다는 제안을 내놓은 것은 미국 상장을 앞두고 이미지 개선과 몸값 올리기 작전에 돌입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기업가치 평가액을 1170억 달러(약 119조 원)에서 1300억 달러(약 132조 원)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