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최근 법원 경매시장의 상업시설 낙찰가율이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이율 하락과 임대소득 과세 방침 등으로 주택 임대사업에 대한 매력이 하락하면서 상가에 여윳돈이 몰리는 것이다.
10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상업시설의 낙찰가율은 평균 64.2%로 이 업체가 경매 정보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1년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1∼7월 기준 상업시설의 낙찰가율은 2003년 최고 63.7%까지 올랐으나 △2005년 52.1% △2009년 51.6% △2011년 57.8% 등 50%대로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61.2%로 다시 60%를 넘기고 올해 역대 가장 높은 64.2%를 기록했다.
반면 경매에 부쳐진 상가 물건수(경매 진행건수)는 올 들어 역대 최저 수준인 1만3145건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에 가장 많은 3만7946건이 경매에 부쳐졌으나 이후 △2005년 3만3280건 △2009년 3만240건 △2012년 1만9214건 △2013년 1만5492건으로 줄곧 감소했다.
경매 물건이 감소하면서 입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올해 상업시설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2.9명으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달 22일 입찰한 은평구 대조동의 한 근린상가는 무려 53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 19억4000여만원의 151%인 29억3900만원에 낙찰됐다.
또 지난 6월 입찰한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의 한 아파트 상가는 31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 2억7000만원의 191%인 5억166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국제 금융위기 이후 상업시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매로 나오는 물건 자체도 줄고 있다"며 "따라서 경쟁이 심해지고, 낙찰가율도 상승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 속 주택 월세 물량 증가로 임대소득이 감소하면서 상가 투자로 전환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특히 연초 정부의 주택 임대소득 과세 방침으로 주택 임대사업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자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근린상가 또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로 돈이 몰리고 있다.
실제 올해 구분등기된 소형 상가 점포의 낙찰가율은 7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파트형 공장내 상가(72.4%), 아파트 단지 내 상가(69.7%), 근린상가(69.4%) 등의 순이었다.
반면 공급과잉 우려가 쏟아지는 오피스텔 내 상가(62.9%)나 대형 쇼핑몰(58.8%), 시장(50%), 주상복합상가(49.6%) 등의 낙찰가율은 평균 이하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