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장 이순신의 참모습…'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

2014-08-0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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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영웅이 없는 나라가 불행한 것이 아니라 영웅을 필요로 하는 나라가 불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다. 정치권의 정쟁은 계속됐고, 유족들은 여전히 국회 앞에 모여있다. 그리고 아직도 10명의 실종자가 바다에 있다.

어수선한 정국에서 '이순신' 관련 서적과 영화들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난세의 영웅'을 돌아보며 불행한 시대를 극복하겠다는 염원이 모인 결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이순신도 처음부터 비범한 인물은 아니었다. 전쟁과 비극적인 시대를 살아내면서 '용장'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와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담아낸 책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는 보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순신을 바라보려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594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이 출전했던 전투 중 가장 성과가 작았던 장문포전투에 대한 설명이 새롭다. 책에 따르면 장문포전투는 당시 조정에서 '패전'으로 규정한 전투였다.

총 6일간 수륙 합동작전을 펼쳤고, 왜선 2척을 격침시켰다. 아군의 피해는 없었다. 무승부로 보이지만 조정은 패전을 이유로 이순신을 압송하려 했고, 선조가 이를 막았다. <난중일기>에도 사실과 다르게 적혀있다는 것을 책은 밝혔다.

이밖에도 원균이 3도수군통제사가 되어 발발한 안골포해전, 이순신이 주장한 수륙합동공격의 성공 가능성, 이순신의 실각과 하옥을 둘러싼 배경 등에 대해서도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순신은 13척으로 130여 척의 적선을 상대하면서 기적의 승리를 일군 명장이다. 그러나 책은 이순신의 실수를 언급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순신 이름 석자가 주는 무게감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7년 전쟁의 비극적 상황에서 '안으로는 칼날 위에 서 있는 자기 자신, 밖으로는 무능한 조정과 일본을 동시에 상대해야 했던' 이순신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 김태훈 씨는 전국은행연합회 기획조사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이다. 10년 전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빠져들어 고서를 찾아 읽다가 지난 2004년 '이순신의 두 얼굴'이란 저서를 펴냈다.

역사학자가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 쓴 역사서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저자는 여전히 이순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데 대한 갈증이 있었다. 10년간 밤잠을 줄이고 휴일도 반납해가며 조사를 거듭한 끝에, 전작을 보완한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를 펴냈다. 

일상이상. 736쪽.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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