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카드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셀프디자인카드'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저작권 문제로 인해 카드에 담을 수 있는 그림 및 사진이 한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다양한 디자인의 카드가 출시되면서 직접 디자인하려는 고객 수요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본인이 저작권을 소유한 그림 및 사진을 카드 플레이트에 담을 수 있는 '마이스타일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의 감각과 취향을 그대로 신용카드에 담아 '나만의 카드'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카드는 카드이미지를 고객이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롯데 스타일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를 올려 카드를 신청할 수도 있고, 롯데카드가 제공하는 100여가지 이미지 중 선택할 수도 있다.
삼성카드도 같은 내용의 'Sel-d카드' 서비스를, 현대카드의 경우 현대카드에서 제공하는 디자인과 컬러 중 선택해 카드 플레이트를 만들 수 있는 'It card'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인기는 시들해진 지 오래다. 최근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자사만의 특별한 플레이트 디자인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카드 디자인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롯데카드의 1분기 기준 스타일카드 누적 발급수는 20만매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신한카드의 마이스타일카드는 1만2000매, 삼성카드의 Sel-d카드는 1만매가 채 되지 않고, 2012년 3월 출시된 현대카드의 It card도 약 3000매 발급에 그쳤다. 국민카드의 e-PHOTO 카드 발급도 미미한 수준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예전보다 디자인이 세련되고 깔끔한 카드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어 굳이 직접 카드 플레이트를 변경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저작권 문제도 있어 카드에 담을 수 있는 사진이 한정된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명 연예인이나 만화, 영화 이미지 등 타인의 저작권이나 초상권을 침해하는 이미지는 사용이 불가하다.
제휴 브랜드 카드에 따라 플레이트를 변경하지 못하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카드는 각 사마다 한정돼 있어 수요가 적을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아멕스카드 등 일부 해외브랜드는 플레이트 디자인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는 브랜드 정책이 있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