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신흥국채권형펀드가 국내채권형펀드 수익률을 3배 가까이 웃돌면서 과열 논란을 낳고 있으나, 여전히 투자매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 하반기 이후로 점쳐져 신흥국 자금이탈을 우려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게다가 불안 요인으로 꼽혀 온 신흥국 외환시장 리스크도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신흥국채권 가격은 미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진 2013년 말부터 올해 2월 사이에 저점을 기록했다.
1분기 수익률만 보면 신흥국채권형펀드(2.64%)가 글로벌하이일드채권형펀드(2.69%)에 다소 못 미쳤다. 그러나 2분기 들어서느 신흥국채권형펀드(4.86%)가 글로벌하이일드채권형펀드(1.74%)를 3배 가까이 앞지르고 있다.
특히 브라질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가장 높다. 산은자산운용 '산은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채권]A'는 올해 들어 전일까지 수익률이 12.12%에 이른다. 같은 기간 '피델리티이머징마켓증권자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A'도 10% 이상 수익을 냈다.
양적완화 축소 이슈로 신흥국채권 매물이 싼 값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양적완화 축소 이후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상당 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고 금리인상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로 하면서 요동치던 신흥국 채권금리가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3일 미 연준이 내년 중반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하반기에나 미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도 위험자산 투자를 꺼리지 않게 됐다"며 "당분간 신흥국 채권시장에 우호적인 여건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자료를 보면 신흥국펀드 순유입액은 14~18일 한 주 동안 9억1000만 달러(약 9400억원)로 6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채권은 2분기 이후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인상 시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어 여전히 투자매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흥국 채권은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이자수익(쿠폰수익)도 높아 중장기적인 접근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오 팀장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국내보다 신흥국에서 높은 이자를 추구할 수 있다"며 "물론 금리가 급격히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 전제될 경우"라고 전했다.
나 연구원은 "환차익에 베팅하는 신흥국 채권투자는 투자위험도 따른다"며 "대내외 변수를 주시하면서 나라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