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 경제활성화] 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각계 전문가 "효과는 글쎄"

2014-07-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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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려주는 방식의 재정패키지 한계 있어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24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에 대해 각계 경제 전문가들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외에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동원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글쎄'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추경 편성 없이 기금이나 정책 금융기관을 동원해 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는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욱 한국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정부의 재정 패키지는 주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라며 "추경을 할 때 정부의 돈을 푸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돈을 직접 쓰는 게 순수 효과가 크지 금융 지원의 경우 마련한 자금을 다 빌려 갈지 확실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다른 곳에서 빌리려 했던 자금을 이자가 싸서 정부 지원 자금을 빌리게 된다면 이는 순수하게 투자가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원 사정이나 국회 의결 절차 등의 현실적인 한계를 고려해 실제 효과는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금 운용 확대, 정책 금융 확대 등의 규모는 하반기 21조 7000억원으로 꽤 크지만 대부분 대출이거나 보증으로서 추경만큼 직접적인 효과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 역시 "추경 편성과 세제 개편이라는 정공법을 피한 채 기금과 정책 금융기관을 동원한 편법에 의존하게 되면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너무 많은 개념을 열거하는 데 치우친 나머지 하나의 정책 체계로 통합하는 핵심 원칙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상조 교수는 "대·중소기업을 불문하고 기업이 투자와 고용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시중에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눈먼 돈이 너무 많이 돌아다닌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이 솔직한 평가"라며 "여기에 기금과 정책 금융기관으로 더 많은 돈을 투입하는 게 내수 활성화나 경제 체질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가계 소득 증대 방안에 대해서는 정책 기조에는 공감하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었다.

김상조 교수는 "'선순환'이라는 개념을 포착하기는 했으나, 이를 기업 소득과 가계 소득이라는 대립적 개념으로 만들어 상호 보완보다 분배 갈등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배상근 한국 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주식시장은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특히 배당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더욱 그렇다"며 "국민 연금 등 기관투자의 비중도 크기 때문에 다 빼고 나면 배당을 10으로 할 때 실제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는 효과는 1~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배상근 부원장은 이어 "배당 받는 개인 투자자가 배당 소득이 늘어난다고 얼마나 소비를 할 수 있을지 이들의 한계 소비성향도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상근 부원장은 "기업의 인건비 상향 유도도 자칫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억압하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획일적인 임금 인상 유도는 임금을 올려줄 여력이 큰 대기업 직원과 그렇지 않은 중소기업 직원의 임금 격차만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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