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이자 세계랭킹 2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보다 골프를 더 잘치는 아마추어가 있다고요?
주인공은 제프 녹스(51·미국)다. 녹스는 올해 4월 열린 마스터스 3라운드 때 미국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매킬로이와 동반플레이를 했다. 당시 녹스는 2언더파 70타(비공식), 매킬로이는 1언더파 71타를 쳤다.
당시 매킬로이는 2라운드합계 4오버파 148타의 최하위로 커트를 통과했다. 상위권 선수부터 두 명씩 조편성을 하다 보니, 매킬로이는 맨 마지막에 혼자 남았다. 이처럼 한 명이 플레이할 수밖에 없을 경우 주최측에서는 ‘특별 마커’를 붙여준다. 특별 마커는 매킬로이와 동반플레이를 하며 마커 역할을 하는 ‘非 경기자’를 말한다.
녹스는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멤버다. 마스터스에서 매킬로이와 같은 사례가 나올 경우 그는 단골로 특별 마커로 지명돼 프로와 함께 플레이한다.
미국 오거스타 크로니클에 따르면 녹스는 오거스타내셔널GC의 ‘멤버스 티’(레귤러 티)에서 61타를 쳐 멤버로는 역대 최소타 기록을 지니고 있다. 마스터스(챔피언티 기준)에서 나온 역대 18홀 최소타는 63타로, 닉 프라이스와 그레그 노먼이 두 차례 기록했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2012년 USPGA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브리티시오픈에서 메이저대회 3승째를 올렸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특히 그의 생일이 1989년5월4일이므로 내년 4월 둘째주 열리는 2015마스터스에서 우승할 경우 만 26세 이전에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될 수 있다.
매킬로이는 브리티시오픈 우승 직후 내년 마스터스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오거스타내셔널GC에 가면 티잉그라운드부터 그린까지 편하다. 특히 올해는 3라운드에서 녹스와 플레이했는데 오거스타내셔널GC의 그린을 그처럼 잘 아는 골퍼는 처음 봤다. 내년 경기에 앞서 몇 차례 연습라운드를 해야 할 터인데 오거스타내셔널GC 회원인 녹스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 이미 그에게 편지도 보내놓았다.”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는 세계 톱랭커라 하더라도 회원과 함께 가야 라운드할 수 있다. 물론 타이거 우즈와 같은 선수에게는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
녹스도 “매킬로이가 내년 마스터스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를 이루는데 내가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응하겠다. 영광이다.”고 화답했다.
매킬로이가 프로 못지않은 기량을 지닌 아마추어의 도움을 받아 내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