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부동산 거래 침체로 주택 재고량이 넘쳐나자 각 도시들이 그간 시행하던 주택구매 제한령을 속속 풀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22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시가 공식적으로 주택구매 제한령을 완화해 90㎡ 이상 주택은 소득세나 사회보험 납세 증명이 없는 타지인도 누구나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단, 90㎡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기존의 주택구매제한 조치를 원래대로 실시하기로 했다.
쑤저우의 부동산 규제 완화조치에 대해 난징 임업대 도시부동산연구센터 멍샹위안(孟祥遠) 주임은 실수요자가 많은 소형주택 시장은 보호하고 넘쳐나는 대형 주택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해석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쑤저우 신규주택 거래량은 2만8904채로 전년 동기 대비 7.2% 급감했다.
주택구매 제한령을 완화한 것은 쑤저우 뿐만이 아니다.
지난 주에만 쑤저우를 비롯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별도의 통지 없이 슬며시 주택구매제한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저우와 우한은 140㎡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누구나 몇채씩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청두와 창춘은 주택구매 규제를 전면 철폐했다.
홍콩 대공보에 따르면 21일 현재까지 중국 내 29개 도시에서 주택 구매 제한조치를 완화하거나 철폐했다. 해당 도시는 장쑤성 우시(無錫)·창저우(常州)·양저우(揚州)·타이저우(泰州)·난징(南京)·쑤저우(蘇州), 그리고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퉁링(銅陵)·쉬안청(宣城),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원저우(溫州), 광시(廣西)자치구 난닝(南寧),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이밖에 푸젠(福建)성 샤먼(廈門), 산둥(山東)성 지난(濟南),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 네이멍구(內蒙古) 후허하오터(呼和浩特), 톈진(天津) 빈하이(濱海)구 등이다.
최근 주택시장 침체는 중국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단 2,3선 도시뿐만 아니라 상하이 등 1선 도시도 예외가 아닌 것.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전국 70개 도시의 6월 신규주택 평균 거래 가격은 전월에 비해 0.47% 하락했다.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떨어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베이징(北京)을 제외한 나머지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집값이 각각 0.7%, 0.6%, 0.4%씩 떨어졌다.
대도시 주택거래량도 급감하고 있다. 21일 중국 지수연구원에 따르면 상반기 1선 도시 주택 월평균 거래량은 51만㎡로 전년 동기 대비 30.3% 감소했다. 이에 비해 2선과 3선 도시는 월 평균 거래량 감소폭은 16.7%와 19.7% 로 1선도시보다 적었다.
이런 결과는 중국 부동산 시장을 주도해온 대도시에서 주택 구매에 대한 관망세가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뜻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21일자 해외판에 ‘1선도시 집값도 흔들, 앞으로 지속적 하락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중국 중위안부동산 장다웨이 수석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현재 집값 하락에서 예외는 없다. 일부 도시에서 주택구매 제한령을 철폐하면서 일시적인 회복세가 보이고 있지만 집값 오름세가 지속되긴 힘들다”며 “이는 여전히 대출정책을 여전히 조이고 있는 데다가 지난 10년간 황금기를 구가한 중국 부동산 시장이 이제 안정적 발전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단 1선도시에서는 여전히 주택구매 규제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 중위안부동산 장다웨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1선도시는 인구를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부동산 규제책을 지속적으로 실현할 것”이라며 “반면 2,3선 도시 사이에서는 재고량 압박이나 토지수입 급감등 원인으로 주택구매제한령 완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