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는 브릭스(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공)나 러브(러시아ㆍ브라질) 펀드처럼 주요 신흥국을 하나로 모아 투자하는 기존 전략으로는 재미를 보기 어렵다고 얘기한다. 나라마다 차별적인 접근이 필요해진 것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올해 들어 전일까지 5만1507.16에서 5만7633.92로 12% 가까이 뛰었다. 전일에만 1% 넘게 상승하면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브라질 증시에서 호재는 국영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다. 오는 10월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더욱 공격적인 친기업 정책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이런 기대감에 브라질 최대 석유생산업체인 페트로레오 주가는 전일 2% 가까이 상승했다. 브라질 국영은행인 방코도브라질도 2% 넘게 올랐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고립 위기를 맞고 있다. 러시아 은행주는 21일 하루만 5%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이나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투자심리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위축되고 있다. 러시아 최대 천연가스 수출업체인 가스프롬이 같은 날 2% 이상 하락했고, 국책은행 스베르뱅크도 5% 가까이 내렸다.
푸틴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가 정치적으로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비난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JP모건이나 네델란드 ING 같은 해외 증권사도 이런 리스크를 반영해 러 증시가 장기적인 하락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러시아보다는 양호하지만, 중국도 증시 전망이 밝지 않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전일까지 2115.98에서 2048.33으로 3% 넘게 내렸다. 중국 부채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세계 경기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김영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0%를 넘어서고 있다"며 "오는 9월 신탁상품 만기 도래를 전후로 증시 변동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