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지난 3일부터 '일본 전범 자백서 45편 연속 공개' 활동에 나선 중국 당국이 2차 세계대전 말기에 일본군이 중국 동북지역에서 소련군의 진공에 대비해 대규모 세균전을 준비했다는 내용의 또 다른 일제 전범 자백서를 공개했다.
10일 중국 중안당안국(기록보관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전범 히데오 사카키바라의 자백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 자술서는 1944년 11월부터 일제가 패망한 1945년 8월까지 일본군의 대표적인 세균전 부대인 731부대(관동군 방역급수부)의 린커우(林口)지대장으로 근무했던 군의권 출신인 히데오가 전범으로 수감된 1956년 4~5월 작성한 것이다.
히데오는 자술서를 통해 "린커우지대의 임무에 따라 나는 재임 기간 부하들에게 세균 보존·배양을 명령해 세균전을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세균무기) 생산량을 중·소 국경의 동부지역에 살포했다면서 대량의 소련군을 섬멸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중·소 양 국민을 학살하기에 충분한 양이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히데오는 "731부대의 명령에 따라 지대에 보관 중이던 티푸스균과 A형 파라티푸스균을 731부대로 보내 독극물의 위력을 실험하기도 했다"면서 "이들 세균은 우물에 시험관 1~2개 분량만 풀면 학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위력이었고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중국인 4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1945년 4월 헤이룽장성 안다(安達)현에서 도자기형 세균탄을 실험하면서 양민을 살해한 사실도 털어놨다.
히데오는 "중국인 4명을 지면에 박은 기둥에 묶어 놓은 뒤 경폭격기가 150m 상공에서 도자기형 세균탄을 투하해 50m 높이에서 폭파했다"면서 "해당 폭탄에는 탄저균이 주입돼 이를 흡입하면 무조건 사망하고 파편에 맞아도 탄저병에 걸리게 돼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