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회원국들이 오는 15일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에 합의할 예정이다.
다만 출자금 분담, 본부 설립지역, 초대 총재 등 기술적인 문제를 둘러싸고 각 국가간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브릭스 개발은행 본부가 설립될 후보 도시로는 중국 상하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도 뉴델리, 그리고 러시아 모스크바라고 리마 정무차관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브릭스 정상회담에서는 각 국가가 얼마씩 출자금을 분담할지, 신설 은행 본부를 어디에 둘지 은행장을 누구로 할지 등 기술적인 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의견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7일 중국 리바오둥(李保東) 외교부 부부장은 브릭스개발은행 설립에 대해 광범위한 공감대 형성. 그러나 일부 기술적 문제에 대해 이견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우선 출자금 분담 문제다. 지난 4월 기준 브릭스 회원국의 총 외환보유액은 5조 달러가 넘는다. 이중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4조 달러가 육박한다. 또한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2대 경제대국이다. 회원국간 외환보유액, 경제력간 차이가 큰 것이다.
앞서 인도 힌두스탄타임스는 중국이 브릭스개발은행 초기 자본금을 1000억 달러로 높여 더 많은 자금을 출자해 지분율을 높이길 원하고 있지만 인도는 이에 반대하며 500억 달러를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지분율이 높으면 브릭스개발은행을 주도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본부가 어디에 설립될지 누가 초기 은행장이 될지도 관심사다.
러시아 언론은 상하이를 유력한 후보로 꼽으며 상하이가 다른 3개 도시보다 글로벌 금융허브 경쟁력이 크고 인프라 설비나 관련 제도도 완비됐을 뿐만 아니라 경제규모도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도 전문가들은 4개 후보 도시 중 상하이를 유력후보로 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도 측은 현재 브릭스 개발은행을 뉴델리에 유치하고 초대 총재 역시 인도인으로 앉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릭스 개발은행 총재는 임기가 5년으로 브릭스 5개국 출신 인물이 번갈아 맡게 되며 풍부한 금융 노하우가 요구된다. 현재 중국 측에서는 천위안(陳元) 전 국가개발은행 총재를 후보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만큼 브릭스 개발은행 본부는 중국 상하이에, 초대 총재는 인도인이 선임될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 질서에 도전하는 성격이 강한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은 2012년 처음 제안돼 2013년 남아공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정식 승인을 받아 협상이 진행돼 왔다. 회원국들의 국내 승인 절차가 예정대로 끝나면 은행은 내년부터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브릭스 회원국 경제는 전 세계 21%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제2대 경제대국이며, 브라질이 7위, 러시아가 8위, 인도가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브릭스 회원국의 지난 10년간 세계경제 성장 기여도는 50%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