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에 따라 정부가 특화 상품 출시를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체(건강한 사람) 공략에 한계를 느낀 보험사들의 고령자보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유병자들도 가입 가능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50~70대 고령자 전용 보험으로, 암보험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삼성화재 ‘시니어암’과 한화손보 ‘마이라이프 실버암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상품 출시 경향은 운전자보험 시장까지 확대돼 LIG손보는 이달 3일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유병자도 최고 77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LIG 매직카운전자보험Ⅱ’를 출시했다.
보험사들의 가입 기준 완화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정부의 특화 상품 출시 정책과 고령자보험 시장 선점 경쟁이 맞물린 결과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고령층을 위한 특화 보험상품 개발과 맞춤형 급부 제공을 통해 100세 시대 노후 건강보장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고령화 시대의 다양화된 보험 수요를 적절히 수용할 수 있도록 보험상품 관련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발 맞춰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보험사들은 고령자 전용 보험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가입 기준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건강체 시장의 보험 수요가 사실상 고갈되면서 신시장 개척에 한계를 느낀 보험사들은 고령자를 타깃으로 상품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고혈압, 당뇨병 환자들의 위험률이 안정화 됐고, 암의 경우 이들 만성질환과의 연관성이 높지 않아 상품 출시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기술 발달과 소득수준 증대의 영향으로 고령자들의 보험 가입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고령자 중 상당수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병력이 있어 가입 기준을 완화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이 가입을 거절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시장 타깃의 변화가 감지됐고, 고령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보험사들의 경쟁이 적극적인 상품 개발로 이어졌다”며 “앞으로 유병자 전용 건강보험, 고령자 전용 연금보험 등 실버세대를 겨냥한 상품이 더욱 활발하게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