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단기수출보험 민간개방은 △국내 대기업 손보사 중심의 운영 불가피 △고위험 거래에 대한 무역보험 지원 위축 △보험료 인상으로 중소기업 대외 경쟁력 약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무역보험 정책적 기능 위축 △외국계 보험사의 민간 시장잠식 우려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컨설팅 기관인 AT 커니(Kearney)에 따르면 수익규모 및 손해율을 감안할 때 단기수출보험은 국내 대형 4개 대기업 민간손보사(삼성·현대·LIG·동부)만 참여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수출보험 취급을 위해서는 글로벌 조직 및 사업역량 구축에 따른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운영시 경기변동에 따른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러한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단기수출보험의 민간개방이 이뤄져도 상위 4대 민간손보사 중심의 독과점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 민간 손보사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양질의 대기업 거래에 집중하며 중소기업 수출거래와 같은 고위험 거래는 기피, 축소하는 경향이 크다. 아프리카, CIS 등 신흥지역 수출거래도 국가경제적 중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위험 거래로 분류돼 무역보험 공급이 축소된 점이 그 예다.
이처럼 민간 손보사가 신용도가 양호한 대기업 중심의 제한적인 영업활동 수행하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보험료 인상으로 중소기업들은 고위험 수출거래는 회피할 수 밖에 없어 국가경제전반의 중소기업 수출이 축소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민간개방물량이 40%에 달해 대기업의 보험이 대거 이탈시 무역보험공사는 129억원의 손익감소도 예상되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24%의 보험요율인상이 불가피함에 따라 중소수출기업의 금융소외 가속화가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외국계 보험사의 시장장악 우려도 제기됐다. AT커니는 용역보고에서 단기수출보험을 민간개방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다국적 대형금융사의 독‧과점화가 이뤄져 한국에서도 시장독식을 진단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한 의원은 “기업부담이 늘면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 대한 개척이 위축된다”며 “여기에 외국계 대형보험자본이 들어오면 이들이 시장을 장악해 당초 개방목적도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민간손보사가 대기업과 선진국 등 유리한 시장만 솎아 먹는 이른바 ‘체리피킹’으로 중소기업과 국민 부담만 높아질 것"이라며 “부작용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