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측에 초강수 '평화메시지' 왜?

2014-07-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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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일관계 개선·시진핑 남북대화 촉구에 자신감 얻었나

[사진= KBS1 방송 캡처]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이 오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긴 '정부 성명'이라는 최고 형식의 평화메시지를 남측에 보내 북한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7일 김일성 주석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명한 남북관계 문건인 '7·7문건' 서명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정부 성명에서 "북남관계 개선과 조국통일의 새로운 전환의 시대를 열어 나가려는 것은 우리 공화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라고 밝혔다.

이러한 북한의 입장은 올해 첫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북남 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 개선으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한 이후 이어진 잇단 평화공세의 하나로 보인다.

북한은 이 신년사 이후 국방위원회 중대제안(1월 16일),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2월 5일), 고위급회담(2월 12일), 이산가족상봉(2월 20∼25일), 국방위원회 특별제안(6월 30일)까지 화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간에 남측의 대북 전단 살포 주장과 키리졸브 및 독수리훈련 등 한·미합동군사연습으로 삐걱거리기는 했지만, 북한의 대남평화 공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북한의 끊임 없는 대남 구애를 '진정성 부재'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음에도 불구, 북한이 정부성명의 초강수를 둔 것은 최근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일 북·일 '스톡홀름 합의'에 따라 북한은 일본 납치자 문제 등을 풀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가동했고, 일본은 대북 독자제재의 일부를 해제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일 한국을 방문, 한·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는 공동성명에 합의하면서도 한반도 문제를 당사자(남북) 간 해결원칙에 입각하는 등 남북대화를 촉구했다.

북한은 이처럼 변화하는 동북아 질서 속에서 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을 가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성명에서 "미국의 패권주의적인 대아시아 전략으로 새로운 냉전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지역정세는 복잡다단하다"고 주변 정세를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란 분석이다.

특히 북한은 국방위 특별제안에 대한 남측의 진정성 문제 제기에 인천 아시안게임 응원단 파견이라는 조치로 응답함으로써 자신들의 남북관계 개선 주장이 실천력이 담보된 요구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잇따른 대남 제안에 부정적이었던 정부가 북한의 이번 성명을 진정성 있는 조치로 평가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정부는 국제관례상 응원단을 안 받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7일 "국제관례에 따라 응원단이 오는 것을 우리가 안 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응원단 파견이 최종 확정될 경우 아시안게임이 국제적 스포츠 행사인 만큼 북한 응원단에 대한 방남증(訪南證) 발급 등 필요한 행정 지원을 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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