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 정국주도권의 방향타인 7·30 재·보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공천 난맥상에 휩싸이면서 선거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다만 정부여당은 거물급들의 ‘요지부동’으로 인물난에, 새정치연합은 지도부의 ‘표적 공천’ 논란에 시달리면서 각기 다른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7·30 재·보선 최대 격전지인 서울 동작을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십고초려’ 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나경원 전 최고위원의 출마를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새정치연합이 이 지역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내세우자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나 전 최고위원을 재·보선 판에 불러들여 ‘탈환전 구도’로 치르겠다는 전략에서다.
여당의 ‘김문수·나경원’ 카드에는 인지도와 재·보선 승패의 상관관계 셈법이 숨어있는 셈이다. 통상적으로 재·보선 투표율은 35% 안팎이다. 지방선거 직후 치러진 재·보선에선 투표율이 더 하락했다.
실제 2002년 8·8 재·보선 투표율은 29.6%. 2010년 7·28 재·보선도 34.1%에 그쳤다. 반년 동안 지속된 지방선거 피로감과 여름 휴가철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까닭에 재·보선 승패는 ‘2040세대 대 5060세대’ 투표율에 의해 결정된다. 새누리당이 집토끼 전략만 차질 없이 진행해도 승산 있는 게임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거물급들의 높은 인지도까지 가미된다면, 새정치연합의 기 전 부시장을 단숨에 누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범보수층 결집에 유리한 ‘김문수·나경원’ 카드로 야권의 정부 심판론을 정면 돌파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특히 그간 당의 공천에 반발한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며 경기 수원정(영통)에 출마키로 하면서 새누리당의 공천 작업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반면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의 공천은 더욱 꼬여있다. 지난 4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기동민 전략공천’으로 당 내부가 사분오열되자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공식일정을 없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당초 새정치연합은 이날 7·30 재·보선 전략공천과 경선 대상 지역을 확정 지을 방침이었으나, 기동민 카드로 동작을뿐 아니라 광주 광산을 지역까지 흔들리면서 폭풍전야를 맞고 있다.
특히 전략공천에서 탈락한 허동준 동작을 예비후보 등 일부 당원들이 ‘무소속 출마’ 등의 배수진을 검토하고 나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재·보선 공천과 관련, “당 지도부가 정도를 가야 한다”면서 “야권은 절차적 민주성이 담보돼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고 꼬집었다.
하지만 당의 논란에도 6·4 지방선거에서 ‘윤장현 효과’를 맛본 신주류 지도부는 광산을에도 전략공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광주 광산을에 신진 인사를 전진 배치하는 한편 당은 수원 을·병·정 등 경기도 선거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6곳 가운데 4곳 이상을 건지면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신주류의 플랜 B가 신진 등용론에 방점을 찍은 만큼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