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중국 매출 내수 추월, “현대차 중국 103만대·내수 64만대”(종합)

2014-07-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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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국내 주요 기업의 중국 매출액이 내수를 뛰어넘고 있다.

본지가 국내 4대 그룹 주요 계열사의 연결 기준 국내 매출액 및 중국 매출 규모를 비교해 본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매출액(순 매출액, 전체 매출에서 내부매출액을 뺀 금액) 228조6927억 원 중 중국 매출액은 40조1512억 원으로 국내 매출액 22조7833억 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총 매출 대비 비중은 중국이 17.6%, 내수는 10.0%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단일 해외국가별로도 기존 최대 시장인 미국을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내수에 역전(중국 15.7%, 내수 16.7%)됐다가 3년 만인 지난해 다시 추월했다.

특히 전년에 비해 중국 매출은 43%나 증가한 반면, 국내 매출은 지난해 22% 감소해 지난해를 기점으로 향후 중국과 내수 간 매출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 생산을 늘리고 현지 소비자 특성에 맞는 마케팅을 구사해온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TV의 경우 저가 제품을 앞세운 현지 업체들과 경쟁하기보다 대형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고급형 시장을 공략해왔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중국 매출 비중이 국내 매출의 2배 이상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현대자동차의 총 매출액은 87조3080억 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미국·인도·터키·체코·러시아·브라질 현지 공장 매출을 제외한 순수 국내공장 매출액은 62조7850억 원이었다. 합작법인으로 설립돼 별도로 집계하는 중국공장 매출액은 19조4330억 원이었다.

금액상으로는 여전히 국내 매출이 많지만 판매대수로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해 현대차의 중국공장 판매 대수는 103만1000대로 연간 판매 최초로 100만 대를 돌파했다. 반면, 지난해 현대차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판매된 182만 대 중 국내에서 판매된 규모는 64만1000대에 불과했고 나머지 117만9000대는 수출이었다. 지난해 총 판매량 473만2000대 중 순수 내수가 차지한 비중은 13.5%, 중국 21.8%였다. 현대차는 금액 비중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판매대수 비중과 비슷한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지난해 총 매출액 57조7399억 원 중 한국 매출액은 12조3684억 원, 중국 매출액은 4조4249억 원으로 중국 매출액이 한국의 3분의1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국매출에는 수출 분이 포함돼 있어 순수 내수 매출과 비교 했을 때 중국이 동일한 수준이거나 이미 추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LG전자의 한국 매출액은 2011년 14조4494억 원에서 2012년 13조5619억 원, 지난해 12조3684억 원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데 비해 중국 매출액은 같은 기간 3조9719억 원, 3조8956억 원, 4조4249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과 더불어 TV, 평판 디스플레이 등 주력 제품의 판매 호조로 중국 매출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그룹은 별도로 중국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15개 상장 계열사(지주회사 SK 제외)의 지난해 연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매출 147조 9055억 원 가운데 수출비중이 절반을 넘는 51.9%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수출이 내수를 추월했다. 비상장 계열사까지 더할 경우 수출은 82조4645억 원, 내수는 81조 8060억 원으로 집계돼 역시 수출이 앞섰다. 주력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가운데 70% 이상을 수출이 차지하고 있는 점을 놓고 볼 때 중국 수출 증가가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추정됐다.

다른 그룹들도 중국 매출 규모를 별도로 공개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상당수의 기업들이 중국 매출이 내수를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쏠림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을 이웃으로 둔 이점을 살려 경쟁국보다 한 발 앞서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화의 주축은 이제 미국, 유럽에서 중국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중국 사업을 확대하면서 현지 매출이 내수를 추월하는 기업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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