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6일부터 27일까지 대전 유성구 리베라호텔에서 전국 202개 4년제 대학 중 143개 대학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령인구 감소시대의 대학 발전전략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김준영 대교협 회장(성균관대 총장)은 개회사에서 “현재 우리 대학들이 짊어진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며 “학령인구 감소, 대학 재정기반 위축, 교육의 질 후퇴, 빗장 쳐진 교육규제 등 우리 고등교육의 생태계는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지 않나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김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는 한국 대학의 양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구조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며 “보다 중요한 것은 질적인 구조개혁에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현안 및 쟁점과제 발표에서 노석균 영남대 총장은 ‘대학 구조개혁의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대학 구조개혁의 문제와 쟁점, 비전과 방향 등을 살펴보고 현재 입법 추진중에 있는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을 대학구조개혁 지원에 관한 법률로 대체해 기존의 자율적인 평가체제를 활용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총장은 "대학구조개혁이 대학발전의 비전이 없는 정원 감축만을 위한 구조개혁이 되고 있다"며 "교육부 주도의 평가와 이에 기초한 강제적 구조개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총장은 또 '대학구조개혁 과정에서 기초학문의 몰락과 대학교육의 획일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대학과 지역사회의 동반성장에도 저해가 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노 총장은 대학구조개혁법안에 대해 "헌법에 보장된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고 자율적 대학평가 노력을 유명무실화하고 있다"며 "부실 사학에 대한 특혜 논란에 대한 대책도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노 총장은 "대학구조개혁이 대학의 질 향상에 초점을 둬야하며 지역사회 및 대학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대학협의체의 추천을 받아 평가위원회를 공동으로 구성해 운영하는 등 구조개혁 평가방식과 평가지표의 개선과 함께 영세 및 부실 사학의 출구 방안 제시, 구조개혁 및 퇴출 대학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학등록금 및 장학금 정책 발전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남궁근 서울과학기술대 총장은 “반값 등록금 정책의 고등교육 파급효과, 국공립대 기성회비의 쟁점과 개선방향, 국가장학금 정책 등에 대해 재점검할 시기가 됐다”며 “등록금 상한제를 준수한다는 전제 아래 개별대학의 발전계획과 연계해 등록금 책정의 자율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 총장은 “국가장학금 Ⅰ유형과 Ⅱ유형을 하나로 통합해 소득 수준에 따라 비례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로 운영하는 것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며 국가장학금제도와 학자금대출제도의 역할과 기능을 분리해 하위 소득분위에는 전액 국가장학금을 지원하고 상위 소득분위에는 학자금대출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날 대학총장들은 학령인구 감소시대의 대학 발전을 위한 건의문을 채택하고 3개 요구사항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대학간 창조적 협업 전략방안’을 주제발표한 홍승용 덕성여대 총장은 “대학의 구조개혁기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대학간 창조적 교류와 협업을 진행한다면 수도권 대학과 지역 대학간 협력의 시너지를 더해 상호교육의 질을 높이고 구조개혁의 비용을 낮추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며 기초교양교육 공동 강의, 온라인 공개강좌 무크(MOOC) 시스템 공유, 대학 연구장비 및 시설물 공동 활용 등을 소개하고 대학의 생존과 동반 성장 차원에서 대학기관 평가인증을 받은 대학간에 업무협약을 맺어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홍 총장은 또 “정부의 대학별 재정지원사업에서 대학간 연합 프로젝트 운영 등 대학간 협업을 평가 배점에 대폭 반영해 행·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대학 관련 정책 설명시간에는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나승일 교육부 차관이 대학 현안에 대해 총장들과 질의, 답변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