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당선인, 학업 중단 학생 ‘따뜻한 만남’

2014-06-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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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야간 자율학습 폐지․학생 차별 없애 달라” 건의

-박종훈 당선인 “가슴 깊은 이야기 정책수립 반영 약속”

아주경제 경남 김태형 기자 = “하나, 둘, 셋, 반갑습니다.”

박종훈 교육감 당선인과 학업중단 학생 10명이 24일 오후 4시 창원늘푸른전당에서 구호에 맞춰 서로 인사를 건넸다.

이날 학업중단 학생들과의 만남은 박종훈 당선인이 학업중단 청소년들을 만나 자립 및 학습지원 사업을 확인하고 학업중단 대책을 수립하기 위하 것으로 학생들의 사생활 보호 등을 감안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박종훈 당선인은 “경남교육 정책을 수립하는 최고 책임자인 교육감으로 취임하기 전 여러분들과 정말 만나보고 싶었다”고 말한 뒤, “여러분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여기에 올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이나 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해 달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한 남학생은 “학교폭력으로 학교를 그만뒀다.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선생님이 야단만 치고 제대로 처벌하지 않아 조직적으로 괴롭힘을 당해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종훈 당선인은 “스웨덴 교육부에서 근무한 교육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학교폭력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처벌할 뿐만 아니라, 학교가 문을 닫은 사례도 있다”면서, “강력한 처벌로 학교폭력이 감소될 수 있을지 검토가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깊이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한 여학생은 “학교에 상담사가 1~2명에 불과해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제대로 상담을 받을 수가 없다. 상담사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박종훈 당선인은 “학교 상담사를 갑작스럽게 확대할 경우 예산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학교가 아닌 창원시내에 상담센터를 설치하면 방문하는데 문제가 없겠느냐?”고 되묻자, 이 학생은 “인문계 학생들은 밤늦게 마쳐 찾아가기가 어렵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한 학생은 “학교 다닐 때 미술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 미술학원도 다녀야 했는데 야간 자율학습으로 갈 수가 없었다. 야간자율학습을 빼달라고 했는데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 야간 자율학습을 강제적으로 실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학교를 그만둔 배경을 설명했다.

박종훈 당선인은 “강제적인 야간 자율학습을 폐지할 계획이다. 학부모들이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자녀들의 모습을 지켜본다면 많은 학부모가 집에 데려 갈 것이다. 야간자율학습 하기 싫은 아이를 억지로 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야간 자율학습을 강제적.자율적으로 실시하는 것을 구분해 점진적으로 대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남학생은 “선생님 가운데 학부모님의 학교 설명회나 학교행사에 참여 정도에 따라 학생들을 차별하는 사례가 있다. 학생들간의 차별을 없애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종훈 당선인은 “나도 오랫동안 고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깨우친 것이 있다. 바로 ‘한 아이를 편애하면 다른 아이들을 놓친다’”며, “우리 선생님들이 이를 의식하지 않으면, 편애하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 교사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차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종훈 당선인은 마지막으로 “교육감으로 취임하기 전 반드시 이런 만남을 갖고 싶었다. 오늘 나눈 가슴 깊은 이야기는 학업중단 예방 프로그램을 수립하는데 반드시 반영하도록 하겠다”면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별하여 어디서든 기죽지 말고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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