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Yamal Project)의 표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우조선해양 등 관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야말 프로젝트에 사용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대한 자국 건조를 주문하는 등 악재가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말 프로젝트는 러시아 가스회사인 노바텍을 비롯해 프랑스의 토탈, 중국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베리아 서쪽 야말 반도에 위치한 천연가스전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안갯속에 머물고 있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23일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평화안에 부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설 것임을 경고하면서 우려감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EU가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에 나설 경우 자금조달 지연으로 인한 프로젝트 발주가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강도 높은 제재가 가해질 경우 EU회원국인 프랑스가 자국 기업인 토탈이 진행중인 이 사업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특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초 노바텍 대표이사를 만나 야말 프로제트와 관련된 선박 건조를 자국 조선소가 수행토록 지시한 점도 야말 프로젝트 지연의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대우조선해양의 LNG선 추가 수주도 안개속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가 확실시됐던 15척의 LNG선의 선표예약계약이 당초 4월에서 2개월이 지났는데도 기약없이 표류하기 때문이다.
야말 프로젝트의 지연으로 국내 관련업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에 선박용 엔진을 납품키로 한 두산엔진과 지난 5월말 야말 LNG에 대한 화공플랜트(CPE)를 수주한 두산건설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지난해 11월 러시아와 MOU를 체결한 수출입은행의 야말 프로젝트 금융지원도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선박 건조에 필요한 후판 납품업체도 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야말 프로젝트에 사용될 극지용 후판 공급자 선정을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으로부터 시험용강재를 제출받고 7월 중 납품업체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야말 프로젝트 자체가 표류하면서 후판 납품계약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극지용 후판의 경우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지만 사업 자체가 지연되면서 관련 후판 납품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야말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야말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사업시기가 2017~2018년 이라는 점과 LNG선 발주도 그렇게 시급하지 않다는 것이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쇄빙LNG선 건조가 국내 빅3 조선소 밖에 없고, 선표예약계약을 체결한 업체와의 본계약 무산은 없었던 만큼 LNG선 수주가 낙관적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일정이 다소 늦어졌지만 추가 수주 계약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오는 7월 중 쇄빙 LNG선에 대한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