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광둥(廣東)성이 처음으로 직접 발행한 지방채의 이율이 국채보다 낮게 설정됐다. 통상 지방채의 금리는 국채보다 높은게 일반적이지만, 비경제적요인들이 작용하면서 금리가 국채보다 낮게 발행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광둥성은 23일 148억위안 규모의 지방채 공개입찰을 실시했다고 광둥성 지역지 신쾌보가 24일 전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달 21일 상하이(上海)·저장(浙江)·광둥·선전(深圳)·장쑤(江蘇)·산둥(山東)·베이징(北京)·장시(江西)·닝샤(寧夏)·칭다오(青島)를 지방채 직접발행 시범지역으로 선정했다. 이제까지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대신해 채권을 발행해왔다. 시범지역 중 광둥성이 지방채 직접발행 스타트를 끊은 것.
광둥성은 5년,7년,10년 만기의 지방채를 각각 59억 2000만 위안, 44억 4000만 위안과 44억 4000만 위안 규모로 발행했다. 금리는 각각 3.84%, 3.97%, 4.05%였다. 이달 초 재정부가 지방정부를 대신해 발행한 5년물 채권의 금리는 3.99%였다. 지방채의 금리가 국채보다 무려 0.15%P 낮은 셈이다. 조달한 자금 148억위안 중 100억위안 가량은 광둥성 고속도로 건설과 철도건설 등 성내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다. 일부 자금은 하위 지방정부에 분배된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은 "지방정부의 신용은 국가신용도와 비교할 수 없다"며 "시장요소로만 본다면 지방채의 이율은 국채이율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광둥성 지방채의 금리가 낮게 책정된 것은 비시장적요소가 개입됐다는 것. 광둥성의 한 금융권 인사는 "채권 중개상과 매입기관들이 광둥성 지방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낮은 금리로라도 경쟁적으로 지방채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한편 23일 광둥성 지방채 경쟁입찰에는 건설은행, 공상은행, 농업은행, 교통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14곳과 중신(中信)·국해(國海) 증권 등 2곳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