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21일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5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를 내는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고질화된 GOP 근무와 병력 운용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오후 8시15분께 강원 고성군 간성읍 동부전선 육군 모 부대 GOP(일반전초)에서 경계근무 중이던 임모 병장이 동료 병사들에게 K-2 소총을 난사, 병사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22일 오후 2시23분께 강원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제진검문소 북쪽에서 임 병장과 총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육군 관계자는 "임 병장이 부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심 병사로 분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대 부 적응자인 '관심사병'이 어떻게 GOP 근무를 할수 있었는지에 대해 관계 당국의 부주의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심병사 GOP 근무 투입 문제를 비롯한 관심병사 관리제도 전반에 걸쳐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심병사는 A, B, C급으로 나뉘는데 A급은 특별관심 대상, B급은 중점 관리 대상, C급은 기본 관리대상이다.
GOP에서 경계 근무를 했던 전역자 오 모씨(36)는 "중점관리 대상이었던 임모 병장이 우발적 사고를 충분히 범하기 쉬운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근무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GOP 경계 근무를 마친 초병들은 소초장의 안내에 따라 소지했던 수류탄과 실탄을 상황실에 반납하고 빈 소총만 가지고 내무반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는 등 초긴장 상태의 연속이다.
전방부대의 한 관계자는 "GOP에서는 항상 실탄을 휴대해야 하는 근무 특성상 근무자격을 갖춘 병사를 선발해 투입해야 한다"며 "하지만 GOP 소요 병력에 대비해 선발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관심병사도 데려가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오 모씨도 "당시 가장 힘든 스트레스는 잠과의 싸움이며 매일 만지는 실탄과 수류탄, 그리고 채 1㎞도 떨어져 있지 않은 북한 초소, 사수와 부사수 단둘이 근무해야 하는 부담 등은 큰 스트레스였다"고 전했다.
그는 "낮과 밤이 바뀐 근무는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낮 12시부터는 모든 병사가 근무를 해야 하는데 새벽 근무를 하는 사병의 경우 하루당 6시간의 수면시간도 쪼개 자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군에서 복무 부적합 우려가 있는 '보호관심병사'(관심병사)는 육·해·공군을 합해 70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