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17일 오후 5시부터 열린 서울옥션 제132회 미술품 경매는 낙찰총액 42억600만원, 낙찰률 69%를 기록했다.
이날 최고가는 4억7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1950년대 초기작 ‘정물 Still – Life’이 차지했다.정방형의 화폭에 목기와 조선 백자, 매화 등 김환기가 즐겨 그리던 주요 소재들이 안정적인 구도로 배치된 이 작품은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견고한 조형성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번 경매는 희소가치가 높은 고미술 수작들이 열띤 경합을 보였다. 500만원부터 시작한 작자미상의 고화 ‘표도’는 전화와 현장 응찰자의 경합 끝에 시작가의 8배가 넘는 4200만원에 전화 응찰자에게 낙찰됐다. 이 작품은 상서로운 기운을 지닌 호랑이 부부 한 쌍과 새끼 호랑이 세 마리를 나란히 그린 작품이다.
◆근대 동양화=운보 김기창의 ‘죽림칠현’이 1750만 원(1000만-1500만 원), 남천 송수남의‘산’이 1350만 원(600만~1000만 원)에 경합을 벌이며 추정가를 상회하는 금액에 낙찰되었다. 불교 미술 가운데는 작자미상의‘목조지장삼존불감’이 1억 2500만 원(낮은 추정가 9000만 원), ‘심적암아미타극락구품회도’가 1억 3500만원(낮은 추정가 8000만 원)에 팔렸다.
화제를 모았던 이당 김은호가 그린 동학 1,2,3대 교주 최제우, 최시형, 김연국 초상은 각각 26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1915년 이당이 만 23세에 그린 이 초상화는 작가의 묘사력과 세필력이 탁월한 작품으로, 당시 나라에서 인정할 만큼 실력이 뛰어났던 그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서울옥션은 "고미술품 분야의 경우, 작품을 바라보는 컬렉터들의 수준 높은 안목이 희소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구별해내고, 이러한 관심이 뜨거운 경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경매에서 보여진 고미술품 일부 작품의 치열한 경합 양상도 이러한 시각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근현대 작품= 최근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모노크롬 작품 중에서는 윤형근의 1975년작‘Umber Blue’가 추정가 600만원에서 1000만 원에 출품되어 1250만원에,정상화의 작품 ‘무제 87-1-6’도 3600만원, 박서보의 100호 크기의 2006년작 묘법 2점은 각각 4300만 원, 4100만 원에 낙찰됐다.
이우환의 1980년작‘점으로부터’는 1억7000만 원, 김창열의 100호 크기의 물방울은 3억 2000만 원, 변시지의 ‘풍경’은 1300만 원에 경합을 일으키며 낙찰됐다.
◆해외 미술품=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분홍색 장미꽃 유화가 1억 3000만 원에, 파블로 피카소의 ‘깃털 모자를 쓴 여인’이 2억 7000만원에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