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26일 홍콩 경매에서 81점중 59점을 팔아 5556만홍콩달러(약 73억4000만원)를 벌어들인 서울옥션(이옥경·이학준대표) 이 미술시장을 낙관세로 전망하고 있다.
이학준 대표는 "최근 해외 미술시장의 실적 상승과 분위기 호조의 여파는 한국 미술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해외 컬렉터들이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작가들 또한 해외 시장으로 본격적인 진출이 확장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동안 침체기를 보였던 한국 미술시장은 점차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7일 오후 5시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제132회 미술품 경매를 열고 김환기의 1950년대 초기작 '정물'을 비롯한 183점을 출품한다. 추정가 총액 약 70억원 규모다.
경매 하이라이트는 김환기의 '정물'이다. 5억2천만원에 시작한다. 가로·세로 39.5㎝ 정방형의 화폭에 작가가 수집하며 즐겨 감상했던 백자와 목기·매화 가지가 담겨 있다. "제작년도가 명시되진 않았으나 소재와 화풍의 특성상 1950년대 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195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들은 한국전쟁 발발 등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작품 수가 적고 또한 소실된 경우가 많아 희소가치가높다"는게 서울옥션의 설명이다.
김환기가 뉴욕시기에 제작한 드로잉 19점 세트(추정가 1억5천만∼2억원)도 함께 경매에 나온다.
최근 홍콩 경매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이우환의 다양한 작품도 선보인다. '바람과 함께'(100호, 3억∼4억원), '조응'(2억∼3억원), '점으로부터'(1억7000만∼2억3000만원) 등이 출품된다.
지난 5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해외 컬렉터의 관심이 높아진 모노크롬작가들의 작품도 쏟아졌다. 정상화의 Lot.38 ‘무제 82-6-B’(7000만-1억), 박서보의 Lot.39 ‘묘법 No.58-78’(2000만-4000만원), 곽인식의 Lot.36 ‘무제’(4000만-8000만원), 윤형근의 Lot.37‘Burnt Umber & Ultramaline Blue’(3500만-5000만원)가 출품된다.
고미술품중에는 이당 김은호가 만 23세에 그린 동학 1·2·3대 교주 수운 최제우·해월 최시형·구암 김연국의 초상 3점, 신사임당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초충도 화첩'(4억∼6억원) 등도 경매에 나온다.
해외 미술품은 파블로 피카소의 Lot.91‘깃털 모자를 쓴 여인’이 주목받고 있다. 1919년 프랑스 남동쪽에 위치한 리베라의 ‘세인트 라파엘’에서 첫 번째 아내 ‘올가’와 함께 여름 휴가를 보낸 기간에 완성한 수채화 작품으로, 11월 21일 폴 로젠버그 화랑에서 개최한 피카소의 개인전을 마치고 열린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치장한 ‘올가’로 추정된다. 추정가는 3억~5억원.
서울옥션은 이날 예금보험공사가 위탁한 작품 14점을 함께 경매한다. 1965년 중앙공보관화랑에서 열린 '박수근 화백 유작전'에 전시됐던 박수근의 '줄넘기'(6억3000만∼9억5000만원)와 '목조지장삼존불감'을 비롯한 불교미술품 등이 포함됐다.
경매 출품작은 오는 4∼8일 서울옥션 강남점에서, 오는 11∼16일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각각 미리 볼 수 있다.(02)39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