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에도…저신용 중소기업 대출금리, 여전히 '고공행진'

2014-06-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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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잇따라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저신용등급에 대한 대출금리는 반대로 오르는 양상이다. 특히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의 경우 등급이 낮을수록 오름세가 심하다.
17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국내 17개 은행(외국계, 지방은행 포함)에서 취급된 중소기업 대출의 평균 금리는 보증서담보대출이 4% 후반, 물적담보대출이 4% 후반에서 5% 초반을 기록중이다. 신용대출 금리도 대략 5% 후반에서 6%대 초반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1월에서 1월까지 적용된 대출금리에 비하면 소폭 낮아진 수준이다.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한 보증서담보대출의 경우 17개 은행 중 유일하게 우리은행만 금리가 올랐다. 1월까지만 해도 연 4.61%였던 금리는 현재 4.66%로 다소 상승했다.

보증서 외에 부동산과 유가증권, 동산 등을 담보로 취급된 물적담보대출은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외환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제주은행 등 5곳에서 금리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오름 폭은 0.01~0.17%포인트 수준이었다.

신용대출 금리는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제주은행에서 0.06~0.26%포인트 수준으로 오른 것을 제외하면 모두 이전보다 하락했다.

하지만 등급별로 따져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은행연합회는 비교공시를 위해 은행별 신용등급을 10등급 체계로 변환해 제공하고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1~3등급인 우량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3% 후반에서 5% 초반을 오르내린다. 7개 은행에서 금리가 이전보다 올랐으며, 오름 폭은 0.07~1.04% 수준이었다. 4~6등급도 대출금리의 상승폭은 0~1%포인트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저신용 기업으로 분류되는 7~10등급의 경우 오름 폭은 대부분 1~2%포인트대였으며 4%포인트 이상 높아진 곳도 있었다. 17개 은행 중 10곳에서 모두 금리가 올랐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중 해당등급의 중소기업에게 연 3.58%의 금리를 적용했지만 2월부터는 금리가 8.49%로 올랐다. SC은행 역시 3.59%에서 8.24%로 대출금리가 높아졌다. 다만 은행연합회 측은 이에 대해 채권채무조정 기업들을 대상으로 금리를 대폭 낮춰 적용하는 경우가 있어, 대출금리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이 기간 8.95%에서 13.14%로 금리가 올랐다. 산은의 경우 물적담보대출금리도 7~10등급 기업에게는 9.35%로 이전보다 금리를 2.43%포인트 올려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 여신제도부 관계자는 "통상 은행권은 1~2년 정도 기간을 두고 금리를 조정하며 시장금리가 내려갔다고 해서 곧바로 마진을 반영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이거나 하지 않는다"면서 "저신용등급의 금리가 높아진 것은 기한연장 대출을 포함해 평균을 낸 것의 영향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만기 때까지 대출을 갚지 못해 기한을 늘린 기업의 경우 신규대출이 어려운 저신용등급의 기업이 많은데, 이들에게 적용한 금리를 합해 평균을 냈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신규대출만 가지고 평균을 내면 하향세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또한 은행마다 금리 산정 기준이 다른데다 평균으로 내다보니 등급별 금리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저신용등급 기업에 대해 적용하는 금리 수준 자체가 높은 데다 상대적으로 우량한 기업들에 대한 대출금리가 낮아진 점을 감안해, 도움이 필요한 영세 중소기업을 은행권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말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말 4.80등급에서 지난해 말 4.39등급으로 0.41등급 상승하고 대기업은 3.45등급에서 0.33등급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적용하는 대출가산금리 하락폭은 0.66%포인트로 대기업(-1.34%포인트)보다 적었다.

한은은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의 자금공급이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금리, 담보, 만기 등 자금공급 조건을 중소기업에 불리하게 적용하는 행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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