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청와대와 정부여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한 17일 새누리당은 본회의 표결 과정에서 강제 당론이 아닌 자율 투표를 통해 의원 개개인의 입법권을 보장키로 했다.
이에 따라 김상민 등 초·재선 의원들이 문 후보자에 대한 반대투표를 천명한 만큼 본회의 가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이날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문 후보자를 향해 “스스로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 여권 반란표를 주도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날 현재 국회 재적 의원은 286명으로,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려면 14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149명이다. 새누리당 의원들 중 6명만 반대표를 던져도 부결되는 셈이다.
또한 오는 26일 대법원 선고를 앞둔 성완종·정두언 의원이 ‘의원직 상실형’을 받게 될 경우 국회 재적 의원과 새누리당 의원은 각각 2석씩 줄어든다. 이 경우 새누리당 내부에서 5표만 이탈해도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부결된다.
현재 차기 전대에 나선 주자 4명(서청원·김무성·김상민)과 초·재선 의원 4명 등이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반대하고 있다.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가 무기명 투표인 터라 새누리당 당 지도부가 내부 단속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윤상현 사무총장을 필두로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의원들과의 개별 접촉을 통해 표 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야당이 됐다고 해서 총리 임명동의안을 제출도 하지 말라, 또 제출해도 인사청문특위 안 하겠다고 이렇게 뻗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강행 의지를 천명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사청문특위원장을 맡은 박지원 의원이 전면에 나서 문 후보자 낙마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전망과 관련, “이미 국민 3명 중 2명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의 인사청문회는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당 소속 의원 20여명도 같은 날 일본대사관 위안부 소녀상 앞 등과 청와대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면서 본격적인 여론몰이를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