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회사채 발행국으로 등극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중국에서 발행된 회사채 규모가 14조2000억 달러(약 1경4484조원)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회사채 발행규모(13조1000억 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S&P는 이러한 추세라면 향후 5년 내 중국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조4000억 달러에 달해 전 세계 회사채 발행 예상치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미국 회사채 규모는 14조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2016년까지 아시아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미국과 유럽기업의 차입량을 합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그림자 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회사채 급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중국기업의 대거 디폴트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지난 3월 중국 태양광업체 상하이차오르(上海超日)가 중국 기업 중 최초로 디폴트를 선언한 데 이어 부동산 기업 싱룬즈예(興潤置業)도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중국기업의 디폴트 도미노 현상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S&P는 중국 기업이 ‘그림자 은행’에 차입을 의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전 세계 기업 차입의 10분의 1가량이 중국 그림자 은행 위기에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 워터스 S&P 기업신용리서치 대표는 “중국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둔해지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그림자 금융에 문제가 생기면, 전 세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기업들의 과도한 회사채 발행은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도 회사채 발행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S&P는 올해부터 2018년 말까지 전 세계 비금융사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최대 60조 달러에 달할 것이며 그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이 그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