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새누리당 차기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이인제 의원이 15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반대 기자회견을 돌연 연기,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당초 이 의원은 전날(14일) 2시께 국회 출입 기자들에게 기자회견 소식을 알리면서 “문 후보자와 관련된 문제, 새누리당 혁신의 필요성과 방향, 7월 14일 전당대회 전망, 국가 개조의 방향과 확실한 해결책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3시간여 뒤인 오후 5시쯤 이 의원 측은 돌연 기자회견 연기를 재공지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기자회견 연기 이유에 대해 “이미 일부 언론을 통해 문 후보자에게 (입장 표명을) 강력히 촉구했기에 이에 대한 반응을 본 후 다시 기자회견 일정을 잡으려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의원이 ‘문창극 청문회 반대’ 기자회견을 연기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문 후보의 발언을 놓고 전대 출마자들이 공방을 벌일 경우 당내 계파 갈등만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 같은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의원의 ‘문창극 인사청문회 반대’ 기자회견이 7·14 전대 흥행과 7·30 재·보선 결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일단 여론 추이를 살펴보는 속도 조절론을 편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갈등은 물론 정부의 인적 쇄신을 둘러싼 논쟁이 극에 달할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앞두고 청와대의 국정동력과 정부여당의 정국주도권 확보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는 얘기다.
특히 오는 7월 재·보선 지역 가운데 충청권 2곳(대전 1·충북 1)이 확정된 상태다. 지난 6·4 지방선거 결과 충청권에서 참패한 새누리당 내부에는 문 후보자의 역사인식 논란이 자칫 재·보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류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의 맹주인 이 의원이 세월호 참사로 악화된 민심이 ‘문창극 사태’로 완전히 돌아설 수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기자회견을 연기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