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예상대로 경기부양을 위해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금리를 택한 가운데 코스피가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CB는 현지시간 5일 기준금리를 7개월 만에 0.1%포인트 낮춘 0.15%로 내렸으며,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금할 때도 되레 보관료를 받기로 했다. 돈을 쌓아두지 말고 기업이나 개인에 빌려주라는 얘기다.
미국 고용지표를 비롯한 선진국 경기지표가 잇달아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12일로 다가온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을 전후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2일 2000선을 되찾으며 2002.00까지 올랐으나, 5일 다시 1995.48까지 밀렸다. 외국인이 5월 13일 이후 17거래일 연속 3조1000억원어치에 맞먹는 주식을 사들였지만, 5일 하루만 기관 매물이 4300억원어치 넘게 쏟아지면서 2000선을 다시 내준 것이다.
반면 주요 증권사는 기관에서 쏟아진 매물에 대해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연일 주가를 높이고 있는 삼성그룹주로 갈아타기 위한 일회적인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5일을 제외하면 최근 기관 매물 출회는 1000억원 미만으로 잦아드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대외 여건 개선이나 외국인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는 수급을 감안, 주요 증권사는 이달 예상지수 상단을 월초 내놓았던대로 2100선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ECB 경기부양책은 국내뿐 아니라 신흥국 증시 전반에 호재"라며 "유로 캐리 트레이드 확대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유동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노동부가 최근 내놓은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약 21만7000개) 소식도 투자심리를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수 증가는 2월 22만개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20만개를 돌파하면서 미 고용시장이 뚜렷한 회복세에 들어섰음을 보여줬다.
미 다우존스와 S&P500 지수 또한 이런 경기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물론 12일로 예정된 동시만기일이나 심상치 않은 원화강세 기조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2.60원 하락한 1020.5원을 기록, 거듭 1020원선 붕괴를 위협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6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지수가 점차 방향성을 찾아갈 것"이라며 "특히 삼성그룹주를 비롯한 대형주가 시장을 이끌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1970선에서 206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