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사고 집을 짓는 것은 제도적, 법률적인, 공학적 지식이 기반돼야 하고 특히 집터를 잡고 살림집을 짓는 것은 매우 인문적이다. 조선의 선비 이중환은 전국을 20년간 유랑하고 터 잡고 사는 얘기 '택리지'를 썼다. 누구에게나 그것도 답은 아니다. 전원생활을 통해 재미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얘기하려면 각 개인의 인성과 철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먼저 산 사람들의 사례도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경치 좋은 곳에 인심좋은 사람들과 어울러 살려 왔다"는 사람들은 전원생활이 위험하다. 막연하고 삶에 줄거리가 없다. 경치도 하루 이틀이고 안심도 내 하기 나름이다. 할 일 없다보니 말동무나 찾다 지친다. 그래서 전원생활은 빠져서 할 수 있는 나만의 일이 필요하고 그것이 내 삶의 중심, 줄거리가 돼야 성공적이다.
시골에서는 할 일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맞다. 도시와 비교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은 턱없이 부족하고 불편한 것들 투성이다. 하지만 불편한 것도 자원이 되고 그것이 나만의 주제가 된다. 비포장길 따라 2km를 올라간 산동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강원도 정선 오지로 이사해 그 불편함을 자원으로 민박을 운영해 성공한 사람도 있다. 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찾을 눈이 없다. 시골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농사만이 아니다. 눈높이를 낮추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은 많다.
일은 스스로 재미있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한 만큼 부가가치가 생긴다. 그러려면 하는 일이 즐거워야 한다. 논어에 '知之者 不如 好之者, 好之者 不如 樂之者(지지자 불여 호지자, 호지자 불여 락지자)'라는 말이 있다. '아는 것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이야기다. 머릿속에서 아무리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그 일을 좋아해도 스스로 즐겁게 하는 것만 못하다. 일이 즐거워야 행복한 전원생활이 된다.
김경래 OK시골 대표 / www.oksig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