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 등 6개 주요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올해 1분기 1조434억원, 연간으로 따지면 4조1736억원이다.
2011년 이들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4조9470억원이었다. 3년 만에 수수료 수입이 7734억원(15.6%) 줄어든 것이다.
수수료 수입 감소분은 국민은행(8775억원), 하나은행(6552억원) 등 대형 시중은행의 지난해 1년치 순이익과 맞먹는다.
특히 수수료 가운데 창구 송금이나 CD·ATM 같은 자동화기기 이용 등 대(對)고객 업무의 수수료 수입이 많게는 50% 가까이 줄기도 했다.
대고객 수수료는 금융 소비자에 직접적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지난 2011년 금융당국의 주도 아래 은행들이 일제히 절반 가까이 내리거나 일부 무료로 전환했다.
그러나 비용(인건비, 설치·유지비, 임차료 등)은 고려하지 않고 여론에 떠밀려 수수료를 내린 결과, 은행들은 해당 서비스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내놓은 '자동화기기 수수료 적정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수수료 인하 직후인 2012년 은행들이 ATM 운영으로 844억원 손실을 봤다.
이는 ATM 한 대당 평균 166만원의 손실로, 임차료가 비싼 수도권의 ATM은 대당 수백만원의 손실로 추정된다고 김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수수료 수입 감소가 해당 서비스의 위축으로 이어지면 고객 불편이 가중된다. 금리 등 다른 측면의 불이익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은행들은 운영할수록 적자인 CD·ATM을 줄이는 추세다. 2009년 전국에 3만2902개인 6개 은행의 CD·ATM은 지난 3월 말 2만6110개로 6792개(20.6%) 줄었다.
금융당국도 은행들이 예대 마진에만 치우친 경영에서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한다고 보고 수수료 현실화를 추진했지만, 현재로서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