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제정책 집행률 49%…정부, 경기부양 의지 있나

2014-06-0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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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5개 추진과제 중 17개만 수립·집행…굵직한 현안 뒤로 밀려

4~5월 정책과제 집행 2건…나머지 과제 추진도 미지수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추진 중인 올해 경제정책 집행률이 상반기에 50%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과 5월은 정책과제 2건만 추진되는 등 정부가 과연 경기부양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들게 한다.

2일 아주경제가 올해 초 정부에서 내놓은 ‘2014 경제정책방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내놓은 정책추진과제는 모두 35건이다. 이 가운데 수립·집행은 17건(49%)에 그쳤다. 나머지 18건(51%)은 집행하지 못했거나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1월 3건(총 12건), 3월 7건(12건), 4월 5건(6건), 5월 3건(4건) 만이 집행됐다. 4월에는 6건 중 1건, 5월은 4건 중 1건만 정책과제를 집행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실제로 4월에는 분야별 유통구조 성과 점검 및 보와대책 마련, 기업 복지시설 투자확대방안 마련, 국가별 농식품 맞춤형 진출방안, 창업자 연대보증제도 개선 및 투자 활성화 등이 모두 하반기로 밀렸다.

5월 정책과제 역시 제대로 집행된 것은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성과 점검 및 추가 보완방안 마련 뿐이다. 지역간 연계협력 강화방안, 잠자는 돈 활용방안, 조세지출·예산 연계 강화방안 등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처럼 경제정책 집행률이 저조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세월호를 기점으로 경기부양 의지가 꺾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더구나 중산층 기반강화 방안 마련 및 중산층 기준정립(3월)이나 사내병원 등 기업의 복지시설 투자확대방안 등 굵직한 민생경제 안정화 방안이 누락된 점은 상반기 경제정책이 뒷걸음질 치는데 한 몫 했다는 반응이다.

중산층 기준 정립은 4월 초 활발하게 논의된 부분이다. 정부가 중산층 기준 소득 연봉을 7000만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당시 정부는 중산층 기반 강화방안으로 현재 소득기준을 최고 150% 이상, 연봉 7000만원까지 상향 조정을 검토했다. 현재 중위소득 50~150% 해당 가구를 중산층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범위가 현실과 맞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당초 3월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으로 인해 4월로 발표를 미뤘지만 16일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면서 모든 계획이 뒤틀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소득증대와 함께 가계부담 경감, 재산형성 등 다양한 정책을 포괄해 체감도 높은 중산층 기반강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세월호 사고로 전면 보류됐다”며 “국민의 중산층에 대한 인식 등을 반영해 기준을 보완하고 이에 기반한 강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복지시설 투자확대방안도 상반기 관심 정책으로 부각됐지만 이해당사자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발표 시기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정책 중 하나다.

특히 사내병원에 대한 정책에서 의료계가 난색을 표시하자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 당국은 당혹스런 모습이다.

정부는 이 정책이 시행되면 근로자 복지 수준 향상과 함께 고령화 등으로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대해 민간 차원의 대응을 늘리고 기업 부동산 투자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기업이 의료법에 따라 부속 의료기관 형식으로 사내병원을 설치할 경우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의료계는 사내병원이 생기면 근로자 의료 수요를 다 소화해 기업 주변 의료기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월 정책과제 중 하나인 해외자원개발·정보화·중소기업·고용복지 등 4대분야 공공기관 기능조정 추진도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공기관들끼리 서로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기능을 축소·폐지하기 위한 공공기관 기능조정 작업이 소관부처·유관기관들 반대에 부딪혀 줄줄이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상태라면 4대분야 공공기관 기능조정은 하반기 이후에나 정상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자원개발 분야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기재부와 두세 차례 회의를 통해 기초적인 기능배분 현황에 대한 설명한 것이 전부다. 이달 중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중소기업과 고용복지 분야는 아예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고용복지 분야는 이슈라고 할 만한 주제가 거의 없다는 점도 딜레마다. 당초 학계에서 4대 보험 관리 기관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조율 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능조정 대상에 오른 공공기관이나 소관부처와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많이 노출돼 좀처럼 진행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4대 분야 중 정보화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부문에 대해서는 최소한 오는 6월 말까지 추가 협의가 이뤄져야 결론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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