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평규 칼럼] 중국은 우리의 내수시장이다

2014-05-3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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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연달그룹 조평규 부회장

 

올해로 한중수교 22주년을 맞았다. 수교 당시 교역규모는 한국의 수출대상국 중 6위였으나, 2004년부터 1위로 부상한 후 가파르게 상승하여 작년 2700억 달러를 넘겼다. 한국 GDP의 25%가 중국과의 교역에 달려 있다. 또한 한국과 중국은 모든 분야에서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 인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반이면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한다. 중국에서 생활하는 한국인이 100만 명에 육박하고 조선족은 200만 명이다.

세계는 통신과 물류의 급속한 발달로 하나의 시장으로 좁혀지고 있다. 서울 명동과 제주도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이제 중국을 외국이라고 하기 어려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수도 베이징을 포함하여 약 3억 명의 인구를 가진 환발해만에 접한 도시들은, 중국 국내의 먼 지방보다 한국에서 가져가는 것이 물류비가 적게 든다.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지지 못한 강점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을 무역거래를 해야 진출할 수 있는 먼 나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이제 중국을 내수시장으로 편입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미 중국산 먹거리는 우리의 밥상에 올라 온지 오래되었다. 우리의 식품이 중국의 식탁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우리의 농민들도 중국의 식탁을 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기업에서 대기업까지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을 내수시장으로 바라보고 전략을 수립한다면 머지않아 체결될 한중FTA에 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의 인구는 13억을 넘는다. 중국인들은 한국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하여 비교적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중국의 멜라민 분유사태 때 , 그들은 한국산 분유를 사재기 하였다. 그리고 일본지진으로 바닷물이 오염되자 한국산 소금은 금방 품절되고 말았다. 그밖에도 수준 높은 성형기술과 화장품을 신뢰한다. 한두 번 한국을 방문해본 중국인들은 우리의 깨끗한 길거리와 질서의식 그리고 상품의 품질에 높은 점수를 매긴다. 한국의 드라마와 K-POP에 대한 열광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국가 간의 교역에서 일방적으로 한나라만 이익을 보고 상대국은 손해를 보는 구조로는 거래가 오래가기 어렵다. 그런데 한중간에는 상호 보완관계인 분야가 많아 발전의 공간이 넓다는 것도 서로에게 유리한 조건들이다.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를 겪었고,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세계10대 무역대국일 뿐만 아니라 최근 '2050(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 명)'에 7번째로 가입한 사실을 세계는 경의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 중국이 벤치마킹할 분야가 많은 나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중국경제는 유로존의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7.6%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내수와 소비재시장 확대를 통한 내수부양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국내수시장의 매력은 실질구매력을 가진 강력한 소비층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기업들이 적극 대응한다면 중국 정책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소비자들은 한국제품의 품질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유명 백화점이나 서울 명동에 가보면 한국제품에 대한 중국 관광객들의 신뢰와 폭발적 인기를 금방 실감할수 있다. 소비재를 중국에 수출해 현지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 내에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마케팅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만 중국시장은 복잡한 상관습과 꽌시가 작동하는 특수한 환경이다. 그리고 사전에 현지 시장에 대한 정밀한 시장조사는 물론, 믿을 수 있는 파트너의 존재도 필수적이다. 

중국 내수시장 전략에 있어서는 로컬기업들과의 피나는 경쟁을 해야 하는 저가 시장보다, 우선 하이앤드시장을 노크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다. 중국유통기업과 제휴하거나 우리가 이미 경험을 많이 가진 홈쇼핑시장이나 인터넷쇼핑시장 공략 등 다방면의 유통경로를 통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려면 중국시장에 정통한 인재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그동안 우리기업들은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고 교육하는데 소홀하였다. 중국에 파견하여 중국시장을 알만하면 한국으로 불러들여 다른 부서에 배치하는 관행으로는 중국전문 인재를 키울 수 없다. 일본기업과 같이 중국에 한번 파견하면 본인이 원하는 경우 10년 이상 현지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 한국이 중국내수시장에 진출하는데 훌륭한 우군인 재중한국투자기업들을 빼 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그들은 다양한 분야의 업종에 모두 진출해 있다. 중국진출 투자기업들은 이미 중국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살아남은 기업들이다. 이들 중엔 중국내수시장에 대한 교두보는 물론 넓은 인맥과 네트워크, 각종 노하우를 가진 기업들이 적지 않다. 투자기업이나 개인 기업으로 10년 이상 현지에 생존해 있다는 것은 상당한 내공을 쌓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들을 평가하고 높게 쓸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제 중국시장은 우리의 내수 시장이다. (pkcho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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