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한국지엠의 디자인센터는 글로벌 GM 본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 세계 10개 디자인센터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GM에서 우리나라에 이 같은 디자인센터를 세웠다는 것은 한국지엠이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지역을 대표한다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남궁재학 한국지엠 디자인센터 전무는 26일 부평 한국지엠 본사 내에 위치한 디자인센터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한국지엠의 디자인센터는 지난 1983년 1월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내 디자인센터를 기반으로 400억원을 투자해 규모를 기존 7640㎡ 규모에서 1만6640㎡로 2배 이상 확장돼 개관했다.
디자인센터는 북미GM 본사의 주도 아래 전 세계 각국 GM 지사에 위치한 디자인센터와 유기적으로 운영된다고 한국지엠 측은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GM 그룹 차원에서 생산기지와 연구개발과 함께 디자인센터를 모두 갖춘 지역은 미국과 독일, 중국, 인도, 브라질, 호주와 우리나라를 포함해 총 7개 국가가 유일하다.
디자인센터의 규모는 미국과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다.
익스테리어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엔지니어링 등 10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는 디자인센터는 이번 증축으로 실내외 품평장 규모를 키우고, 해외 전문가들과 실시간 화상회의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한국지엠의 디자인센터는 최근 쉐보레 트랙스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주도했고, 쉐보레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등과 같은 GM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제품 프로젝트에도 주도적 역할을 해 왔다.
현재 디자인센터 내에는 총 200여명이 근무 하고 있으며 이 중 디자인만 전담하는 50여명은 10여개의 국적을 가진 다양한 직원들이 근무 중이다.
스티브 김 한국지엠 디자인센터 상무는 "트랙스와 뷰익, 오펠 등이 실제로 한국지엠 디자인센터에서 리드했던 프로젝트였으며, 현재에도 글로벌 GM 차원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베이징 모터쇼에서 글로벌 무대에 선보인 트랙스의 미국 수출도 준비 중이라고 남궁 전무는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기자들과 임원진 사이에 최근 한국지엠의 철수설과 관련한 예민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기도 했다.
남궁 전무는 "GM 본사에서 한국지엠의 디자인센터 확장을 결정한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회사가 기존의 장비나 시설을 확장 했을 때는 그만큼 해당 시설의 중요성을 계산했기 때문"이라며 "또 한국지엠이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를 대표해 GM의 지시를 소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GM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의 유럽 철수 결정과 함께 한국지엠의 수출물량 감소, 그에 따른 GM의 철수설에 대해 우회적으로 강한 부정을 나타낸 셈이다.
남궁 전무는 이어 "한국지엠의 생산물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에 "우리 뿐 아니라 다른 모든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해외 생산량 증가에 비해 내수 생산량을 줄고 있다"며 "역량을 강화하고 싶지 않은 조직이나 지역에 회사가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